대학가 봄 축제 시즌이 암표로 멍들고 있다. 각 학교가 유명 가수들을 초청해 진행하는 무료 공연 입장권이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유료 공연의 경우 실제 가격의 몇 배나 뻥튀긴 된 액수로 팔리고 있다.
19일 오후 열리는 연세대학교 공연 입장권 가격은 1만3000원이다. 하지만 이 티켓은 현재 온라인상에서 웃돈을 얹어 거래되고 있다. 두 세 배는 기본이고, 10만원 가까이 치솟기도 했다.
앞서 입장권 판매를 담당하는 연세대 응원단은 학교 측에 학내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오는 암표 거래를 막아달라고 요청했고, 게시판 운영진은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암표 거래’는 각종 포털 중고 거래 사이트를 통해 꾸준히 진행되고 있어 응원단의 제지가 사실상 먹혀들지 않는 실정이다.
다른 대학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15일부터 이틀간 공연을 치른 건국대 총학생회는 재학생들에게 공연 시작 전 3시간 먼저 입장할 수 있는 ‘우선 입장권’을 무료로 배포했다. 건대 축제인만큼 자교 학생들에게 일종의 혜택을 준 셈이다. 그러나 이 티켓도 인터넷상에서 적게는 1만원에서부터 많게는 5~6만원에 웃돈을 주고 매매됐다.
대학교 축제 공연 티켓이 거래되기 시작한 건 행사에 연예인들을 초청하면서부터다. 이후 인터넷 거래가 활성화하면서 더 활발해졌다.
하지만 학교 측은 ‘사실상 막을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자칫하다가는 축제 분위기를 망칠 우려가 있고, 파는 이들 또한 자교 학생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법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 또한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난감해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암표는 명백한 불법”이라며 “적발될 경우 경범죄 처벌법에 따라 2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한다”고 했다.
박세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