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IT 기업인 구글의 최고경영자(CEO)가 작은 이모티콘 때문에 고개 숙여 사과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선다 피차이 구글 CEO는 지난 8일(현지시간) 열린 IT 개발자 콘퍼런스 ‘Google I/O 2018’에 참석해 강연을 펼쳤다. 피차이는 이날 이모티콘으로 인해 불거진 해프닝을 소개하며 거듭 사과의 인사를 전했다.
피차이가 소개한 문제의 이모티콘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내장된 ‘햄버거’와 ‘맥주’ 이모티콘이었다. 겉보기에는 전혀 이상할 게 없는 그림이었지만, 사용자들의 지적은 날카로웠다. 구글은 사용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해당 이모티콘을 수정했다.
먼저 문제가 된 건 햄버거 이모티콘이다. 지난해 10월 한 트위터 사용자가 발견한 이모티콘의 문제점은 ‘치즈의 위치’였다. 실제 햄버거와는 다르게 치즈가 버거의 맨 아랫부분에 깔려있다는 것이다.
트위터 사용자는 구글의 햄버거 이모티콘 사진과 함께 애플에서 사용하는 햄버거 이모티콘을 나란히 게재해 비교하기도 했다. 애플의 햄버거 이모티콘에서 치즈는 양상추와 고기패티가 올려진 다음 순서다.
당시 피차이는 트위터를 통해 “이 오류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다음 달 나온 안드로이드 8.1 프리뷰 버전에 수정된 햄버거 이모티콘이 등장했다.
피차이는 이날 강연에서 햄버거 이모티콘 해프닝을 소개하며 “그렇게 많은 사람이 치즈의 위치를 신경쓸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안드로이드 8.0 버전에서 지적받은 맥주 이모티콘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햄버거 이모티콘의 문제가 ‘치즈의 위치’였다면, 맥주 이모티콘은 ‘거품의 위치’가 잘못이었다. 해당 이모티콘에는 맥주가 잔에 가득 찬 상태가 아님에도 거품이 쌓여있다.
구글은 이를 수정해 맥주가 가득 담긴 잔을 그려냈고 거품을 그 위에 올렸다. 피차이는 수정한 맥주 이모티콘을 소개하며 “우리는 물리학에 따른 자연법칙을 복원했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