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연예가 중계’가 온라인 커뮤니티 ‘일베 사진’을 사용해 구설에 올랐다. 일베는 ‘일간베스트 저장소’의 줄임말로 극우 성향 회원들이 활동하는 곳이다. 세월호 유가족과 전직 대통령을 자주 모욕해 많은 네티즌으로부터 비판받아왔다.
18일 방송된 연예가 중계는 최근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세월호 참사 보도 화면을 사용한 사건을 집중 조명했다. 이날 한 패널은 “일베는 자신이 드러나길 원하는 성향이 있다. 로고나 상표를 교묘하게 조작한다”면서 “미국 CNN에서도 조작된 이미지를 사용해 보도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이어 2018 러시아 월드컵 로고 사진을 방송에 내보냈다. 러시아 월드컵의 원래 로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 일베에서 조작된 이미지까지 모두 세 장이었다. 제작진에 따르면 조작된 이미지는 노 전 대통령 생전 모습을 실루엣으로 만들어 월드컵 로고 하단에 삽입한 거였다. 제작진은 ‘조롱으로 쓰이는 이미지’라고 자막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제작진이 제시한 ‘원래 로고’ 역시 일베의 편집 사진이었다. 로고 상단에 노 전 대통령 실루엣으로 추정되는 이미지가 들어가 있다. 실제 로고와 비교하면 아주 미세한 차이기 때문에 알아채기 어렵다. 미처 발견하지 못한 탓에 연예가 중계는 일베 사진을 월드컵 로고라고 시청자에 알린 셈이 됐다.
연예가 중계 제작진은 19일 오전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려 사과했다. 제작진은 글에서 “원본 이미지가 여러 형태로 조작됐더라. 방송된 한 부문만 집중적으로 확인하다 보니 다른 부분이 조작된 것을 미리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그것이 원본 이미지인 것처럼 잘못 방송했다”고 밝혔다.
이어 “원본과 조작된 이미지를 비교하는 코너였던 만큼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했으나 제작진의 명백한 실수로 이런 일이 발생했다. 다시보기 서비스는 즉각 중지시켰다.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제작 시스템을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