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열은 또 한용덕 감독의 가슴팍을 때렸다

입력 2018-05-18 22:50 수정 2018-05-18 23:14
한화 이글스의 이성열이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 9회초 역전 적시타를 친 뒤 고동진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한화 이글스의 이성열은 18일 LG 트윈스와의 경기 5회초에 김대현의 슬라이더를 공략, 비거리 110m의 우월 투런홈런을 쏘아 올렸다. 0-3으로 뒤진 상태에서 한 점 차로 따라붙는 홈런이었다. 그라운드를 돈 뒤 한화 한용덕 감독의 가슴팍을 치는 세리머니로 유명한 그지만 이날은 한 감독을 때리지 않았다.

한화 이글스의 이성열이 18일 마지막 타석에서 배트를 점검하는 모습. 이성열은 이후 LG 트윈스 정찬헌을 상대로 결승타를 쳤다. 뉴시스

이성열은 아쉬웠는지, 경기 막판 한 감독의 가슴팍을 때렸다고 한다. 결승 타점을 올린 뒤였다. 이성열은 3-3으로 맞선 9회초 2사 3루에서 LG의 마무리 정찬헌을 상대로 역전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1볼 2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이었지만 직구에 타이밍이 늦지 않았다. 유격수 오지환이 몸을 날려 봤지만 잡을 수 없었다. 9회말에는 한화의 마무리 정우람이 올라왔고, 경기는 한화의 4대 3 승리로 끝났다.

한 감독은 경기 후 “이성열이 홈런을 치고 들어오면서 가슴을 치지 않았는데 결승타점을 올리고서 때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때렸다는 것이 구단 측의 전언이다. 한 감독으로서는 기분나쁘지 않은 기습이었을 법하다. 한 감독은 이성열이 홈런을 친 뒤 자신의 가슴을 처음 때렸을 때 ‘그래 이거다’ 하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이날 수훈선수가 된 이성열은 “나쁜 볼에 속더라도 과감하게 돌리겠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임했다”며 “자신 있게 타석에 들어섰고 직구를 대비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성열은 “다른 동료들이 버텨주고 있기 때문에 경기에 더 편하게 임하고 있다”며 “계속 이겨 나가다 보니 더 좋아진다. 지금 같은 분위기를 이어가도록 모두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한 감독은 선발 배영수를 향해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배영수는 7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호투했지만 5회말 주자들을 쌓으며 5이닝을 마치지 못한 채 강판됐다. 그는 “배영수가 잘 던져줬는데 감독 입장에서는 바꿀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선수에게 미안했다”고 했다. 한 감독은 고참의 수고를 에둘러 칭찬했다. 그는 “신구조화가 잘 되고 있고 어린 선수들의 활약에 고참 선수들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며 “끝까지 집중력을 잃거나 포기하지 않는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칭찬했다.

한화는 LG를 상대로 올 시즌 4전 전승을 거두고 있다.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양팀의 5차전은 시속 150㎞를 웃도는 공을 던지는 우완 정통파 강속구 투수들의 대결이다. 한화는 키버스 샘슨, LG는 헨리 소사를 내세운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