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유튜버인 양예원씨에게 음란 촬영을 강요한 스튜디오를 처벌하라며 올라온 청와대 국민 청원에는 한 스튜디오의 상호명이 공개돼 있다.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는 이 스튜디오 관계자의 사진과 전화번호 등이 퍼졌다. 그러나 네티즌이 지목한 스튜디오는 양예원씨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 스튜디오는 “인터넷에 상호명과 개인 신상이 속수무책으로 퍼지고 있다”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A스튜디오는 17일 저녁 늦게 커뮤니티에 “A스튜디오가 아닙니다 !!”라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날 양예원씨의 폭로가 있은 뒤 A스튜디오 커뮤니티에는 네티즌 비판 게시글이 이어졌다. 양예원씨가 3년 전 피팅모델 데뷔 명목으로 음란 노출사진 촬영을 강요받았는데, 이곳이 이 스튜디어라는 추측이 난무했기 때문이다.
A스튜디오는 이날 올린 글에서 “저희는 해당 피해자들에 대한 촬영을 진행한 사실이 전혀 없다”면서 “피해자분과 안면도 없다”고 해명했다.
양예원씨 사건 촬영은 2015년의 일인데, 이 스튜디오는 이듬해인 1월 시작됐다고 했다. 양예원씨가 지목한 스튜디오는 현재 다른 곳으로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이날 경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면서 “이 일과 전혀 관련없는 제 신상과 스튜디오 위치등이 널리 퍼져 이미 저희 스튜디오는 이미지가 많이 실추됐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아무런 근거없이 저희 스튜디오 상호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리거나 개인정보인 제 연락처를 알아내 메세지나 전화하는 일을 당장 중단하시기 바란다”면서 “현재 지속적인 모니터를 하고 있고 문제되는 게시글, 보도, 개인정보침해 행위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형사고소 등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고도 했다.
그는 “전혀 관련없는 스튜디오를 쑥대밭으로 만든 책임은 응당 받으셔야 할 것”이라고 했다.
A스튜디오가 이번 사건과 연관됐다는 루머는 네티즌 추측에서 시작됐다. 양예원씨는 17일 페이스북에 ‘저는 성범죄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으로 25분짜리 영상을 올렸다. 이 글에는 “양예원씨가 당한 스튜디오는 홍대의 A스튜디오”라는 식의 댓글이 이어졌다.
이후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양예원씨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청원 제목에 A스튜디오 이름이 공개됐다. 가수 수지가 이 청원에 서명한 것이 알려진 뒤 청원 동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현재 13만명이 동의 서명을 남겼다. 청원자는 18일 청원 제목에서 상호명을 특정 할 수 있는 단어 한개를 없앴다.
A스튜디오는 양예원씨 폭로 직후 상호명이 인터넷을 돌기 시작할 때에도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통해 “(사건)이후 인수한 스튜디오를 리모델링해서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고, 여러분이 생각하는 강압적인 촬영회나 비공개 촬영을 진행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A스튜디오는 양예원씨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이전의 스튜디오를 인수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양예원씨가 지목한 스튜디오의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양예원씨와)합의 하에 이뤄진 촬영이며 신체 접촉이나 강압적 촬영은 없었다”고 말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