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의인’ 한영탁씨에 이어 위험을 무릅쓰고 고속도로 역주행 차량을 막아선 시민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당시 역주행 운전자는 면허취소 수준의 만취상태로 자칫 큰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시민의 용기 있는 행동 덕분에 대형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임호영(36세, 자영업)씨는 13일 오후 6시30분쯤 아내와 가족모임에 참석한 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경기도 화성공단에서 수원 영통 방향 고속화도로 1차로를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전방차로 3차로를 달리던 차량이 갑자기 유턴을 해 임씨의 차량을 향해 돌진했다.
다행히 임씨가 급브레이크를 밟아 가까스로 충돌사고는 면했지만, 이 과정에서 임씨의 아내가 손목을 삐끗하는 부상을 당했다.
화가 난 임씨가 "지금 뭐하시는 건가요?"라고 소리치자 역주행 운전자 A씨는 웃기만 할 뿐 대답이 없었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임씨가 "술 드셨어요?"라고 묻자 A씨는 창문을 열고 “아니요”라고 답하더니 악셀을 밟았다.
A씨에게 술냄새가 심하게 나자 임씨는 ‘이대로 보내면 대형사고가 날 수 있다’는 생각에 역주행 차량에 매달렸다.
임씨는 실랑이 끝에 차키를 뽑았다. 이 과정에서 임씨는 얼굴에 상처를 입는 부상을 당했다.
A씨는 “차키를 내놓으라”며 임씨의 손목을 꺾는 등 행패를 부리더니, “돈을 주겠다”고 협박을 했다. 그는 무릎을 꿇고 “한 번만 봐 달라”고 빌기도 했다.
이 장면을 목격한 한 운전자의 신고로 A씨는 경찰에 인계됐다. 체포 당시 A씨는 면허취소 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15%의 만취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씨는 17일 CBS노컷뉴스에 “역주행은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다. 일단 역주행 차량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음주운전을 확인한 이상 그대로 보내면 사고가 날 게 뻔하기 때문에 차량에 매달려서 멈춰 세우고 경찰에 인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에 역주행 차량을 신고하고, 목격자 진술도 해준 싼타페 차량 운전자에게 감사하다”며 “영상을 보면 연락달라. 맛있는 커피 쏘겠다”고 전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