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모델인 유예림양에게 과도한 노출 사진 촬영을 요구했던 서울 마포구 합정에 위치한 스튜디오 관계자가가 사과했다. A실장 “찍은 사진은 전부 삭제했다. 성인이 아닌 모델에게 그런 행동을 한 것은 무조건 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18일 국민일보에 밝혔다.
A실장은 “일반 인물 사진 촬영을 계획했지만 작업을 진행하면서 선을 넘었다”며 “미성년자에게 그런 행동을 한 것은 어찌 됐던 내 실수다”라고 잘못을 인정했다. 이어 “사진을 유포하지 않겠다고 유양에게 말했었다. 유양은 싫다는 표현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나는 그걸 눈치채지 못했다. 만약 알았다면 강요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양에게 “몸이 작아 남자들이 좋아할 것 같다”와 같은 성적인 말을 한 것에 대해서는 “그 부분 역시 내 잘못이다. 미성년자에게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다른 곳으로 스튜디오를 옮겨 운영하고 있다.
18세인 유양은 올해 1월 모델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성적 수치심을 느낀 일을 17일 페이스북에 털어놨다. 유양은 일반적인 인물 촬영인 줄 알고 이 스튜디오를 찾았다가 과도한 노출을 종용하고 희롱하는 말을 늘어놨던 실장 때문에 상처받았다고 한다. 실장은 첫 미팅 날이었던 1월 20일부터 일주일간 이어진 다섯 번의 촬영 동안 이같은 행동을 지속적으로 반복했다.
유양은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밀폐된 공간에 성인 남성과 남겨진 것이 무서워 사진을 찍었고 이후에는 사진이 유포될까 두려워 일을 계속했다”고 토로했다. 유양이 결국 일을 그만두겠다고 말한 뒤에도 실장은 약 3개월 동안 계속해서 유양에게 연락했다.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실장은 유양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기사를 다 봤다. (잘못을) 인정한다”면서 “실수였다. 내가 보상하겠다”고 했다. 유양은 대화 내용을 캡처한 사진과 함께 심정을 담은 글을 페이스북에 다시 올렸다. 유양은 “다시 나와 같은 피해자들이 안 생기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 실장 전화를 받자마자 온몸이 떨렸고 다시 연락하는 게 정말 힘들었다. 합의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