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하면 15% 더 비싼 바지 사라고?…영국 ‘비만세’ 논란 가열

입력 2018-05-18 14:05


영국의 한 패션업체가 사이즈가 큰 바지 가격을 더 비싸게 판매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영국 동남부 켄트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마리아 와셀은 최근 ‘뉴룩(New Look)’ 매장에 바지를 사러 갔다가 불쾌한 경험을 했다. 바지를 사려고 보니 자신이 고른 사이즈16 바지가 작은 사이즈보다 15% 가량 더 비쌌기 때문이다. 화가 난 그가 매장을 돌아보니 티셔츠나 드레스의 경우에도 같은 디자인임에도 사이즈가 큰 옷들은 더 비싸게 팔리고 있었다. 와셀은 “동일한 디자인의 옷에 사이즈별로 가격을 다르게 하는 것은 분명한 차별”이라며 “업체가 ‘비만세’를 부과하는 것”이라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여론은 양분됐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사이즈가 큰 옷에는 천이나 제작시간이 더 들어가니 가격이 비싼 게 맞다”는 의견과 “추가 비용을 내게 하는 것은 차별”이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다른 가격 책정이 차별이라고 주장하는 쪽에서는 “사이즈가 큰 옷이 더 비싸다면 이는 사람들에게 은연중에 살을 빼라고 하는 것이다” “마른 사람에게 가격을 깎아줄 게 아니라면 뚱뚱한 사람에게 돈을 더 받아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가격을 신체치수에 따라 다르게 해야 한다는 측에서는 “신체 사이즈에 따라 옷을 만드는 데 드는 시간과 재료 등을 감안해 가격을 다르게 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반론을 폈다.

논란이 확산되자 뉴룩 측은 성명을 통해 “큰 사이즈 여성의류 가격 책정을 재고하고 있다”며 수습에 나섰다고 BBC는 전했다. 영국에서는 2014년에도 한 의류업체가 여성복에 한해 사이즈별로 가격을 다르게 책정했다가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