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인종차별으로 구설에 올랐던 미국 스타벅스가 또 같은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에는 고객 컵에 이름 대신 인종비하 의미가 담긴 단어를 적었다.
17일(현지시각) USA투데이에 따르면 라틴계 남성 페드로는 로스엔젤레스 교외 지역의 한 스타벅스 매장을 찾았다. 점원이 이름을 물어보자 그는 ‘피터’라고 답했다. 하지만 음료를 담은 컵에는 ‘비너(beaner)’라는 단어가 쓰여있었다. 비너는 멕시코인이나 멕시코 혈통의 사람들을 낮춰부르는 속어다. 멕시코 요리에 콩이 많이 사용돼 만들어진 단어다.
페드로는 지역 언론인 KNBC에 출연해 자신이 겪은 피해 사실을 토로했다. 직원이 음료를 다 준비한 뒤에는 자신이 말했던 ‘피터’를 정확하게 불렀기 때문에 고의일 가능성이 높다고도 주장했다. 스타벅스는 음료를 주문 받을 때 고객 이름을 물어 컵에 적는다. 메뉴가 다 완성되면 컵에 적힌 이름을 불러 고객에게 알린다.
스타벅스는 이후 “고객에게 직접 사과했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태를 파악해 추가 조치를 취하고 직원 교육에 더 힘 쏟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스타벅스의 인종차별 논란은 최근에도 불거졌다. 지난달 12일 필라델피아 스타벅스 매장에서 흑인 남성 2명이 음료를 주문하지 않고 앉아 있었다는 이유로 직원이 경찰에 신고해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매장에 있던 다른 고객이 촬영해 온라인에 올렸고, 스타벅스와 경찰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남성들은 시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대신 청년 기업가 발굴에 20만 달러를 기부하도록 요청했다. 스타벅스에게는 상징적인 의미로 보상금 1달러씩만 받았다.
스타벅스는 이 사건을 계기로 미 전역 매장 8000여곳의 영업을 중단하고 17만5000여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인종차별 관련 교육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