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예원 이어 18세 피해 모델 등장… 유예림 “합정 스튜디오서 같은 일 겪어”

입력 2018-05-18 12:01
올해 초 모델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유예림양. 사진=유양 제공

과거 모델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백한 유명 유튜버 양예원에 이어 비슷한 피해 사례가 등장했다. 아직 미성년인 유예림양은 18일 “나도 촬영을 하다가 비슷한 일을 겪었다”고 국민일보에 토로했다.

한국 나이로 18세인 유양은 올해 1월 여러 구인·구직 사이트에 자신의 이력서를 올렸다. 모델이 되고 싶어서였다. 자신과 일하고 싶다는 몇몇 곳과 작업하며 즐겁게 지내던 중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한 스튜디오에서 연락이 왔다. 문자 메시지에는 일반 사진회나 포트폴리오 작업에 참여할 모델을 구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유양은 곧장 미팅 약속을 잡고 같은 달 20일 스튜디오를 찾았다. 자신을 ‘실장’이라고 소개하는 30대 중반 정도의 남성이 유양을 반갑게 맞았다.

실장은 “가끔 작가님 여러 명이 오는데 미성년자는 싫어하니 나이를 속여 달라” “노출은 어디까지 가능하냐” “비키니를 입을 수 있냐” 등의 질문을 했다. 당황한 유양은 “노출은 싫다”고 거부했고 실장은 “절대 강요하지 않을 테니 싫으면 알려달라”고 말했다. 실장은 계속 상업적으로 사용할 사진이 아니고 일반적인 ‘콘셉트 촬영’이라며 유양을 안심시켰다. 결국 유양은 미팅 당일 첫 촬영을 했다.

실장은 유양에게 몸이 거의 다 드러나는 의상들을 건넸다. 그중에는 교복도 있었다. 밀폐된 공간에 성인 남성과 있는 것이 두려웠던 유양은 어쩔 수 없이 옷을 받아들었다. 촬영이 시작되자 실장은 “속옷을 벗어달라”고 요구한 뒤 노골적인 자세를 강요했다. 유양이 성적 수치심을 느낄 만한 신체 여러 부위를 언급하며 음란한 말을 하기도 했다. 심지어 “남자친구는 있냐”고 묻고 “몸이 작아서 남자들이 좋아할 거다”라고 했다.

유양은 자신의 사진이 유포될까 무서워 몇 차례 더 스튜디오를 찾았다. 실장은 그때마다 유양을 비슷한 방식으로 희롱했다. 몸 주요 부위에 손을 얹는 자세를 취하게 하고, 옷을 벗으라고 종용했다. “부모님께는 절대 말하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사진이 인터넷이나 소셜 미디어에 퍼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보다 수치심이 더 컸던 유양은 결국 실장의 연락을 모두 무시하고 일을 그만뒀다. 이후 실장은 유양에게 약 3개월간 계속 연락했다.

유양은 “매일 사진이 어딘 가에 공개됐을까 무서워하며 지내다가 너무 힘들어 피해 사실을 밝히는 것”이라며 “어린 내가 감당하기 힘든 일이다. 집 밖에도 잘 못 나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합정역 근처에는 이런 스튜디오가 여러 개 있다. 나 말고 다른 피해자가 더는 생기지 않길 바란다. 혹시 피해자가 더 있다면 꼭 연락달라”고 강조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