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의 MLB 마이너리거가 지난해 말 사귀던 여자친구에게 욕설과 폭행을 해 경찰에 고소됐다.
18일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야구선수 A씨(당시 19세)는 지난해 12월 31일 대구광역시 동성로 인근에서 전 여자친구 B씨(당시 19세)를 발로 차고 목을 조른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A씨가 그 이후에도 욕을 하거나 물건을 던지는 등 숱한 폭력을 가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앞서 B씨는 지난달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귀는 내내 A씨로부터 데이트폭력을 당해왔다는 사실을 고백한 바 있다. 이에 A씨가 “여자친구가 바람이 나서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하자 B씨는 폭행 당시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B씨는 사진과 함께 “A씨의 게시물을 읽은 사람들에게 받을 추측과 멸시의 시선들을 견디기 힘들어 몇 자 적는다”며 “본인의 ‘이미지’를 위해 나는 폭력을 당했음에도 두려움에 입을 다물었는데 나는 그저 쉽고 더러운 사람이 되어버렸다”고 토로했다. 현재 A씨가 게시한 글은 지워진 상태다.
당시 B씨가 올린 글에 따르면 B씨는 A씨와 만남과 이별을 반복했다. B씨는 자신이 헤어지자고 할 때마다 A씨가 “자살하겠다”며 B씨에게 극단적 행동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또 B씨의 부모님에게 전화해 “네가 날 때렸다고 하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B씨는 이 사실을 털어놓으며 “현재도 보복성 글을 올릴 것이냐고 물으며 갖은 폭언으로 나를 힘들게 한다”며 “보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너무나도 답답하고 함든 상황을 (사람들이) 알아주고 억측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실체를 참아오며 삶이 조각나는 것을 경험했다. 더 이상 힘들고 싶지 않다. 나와 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B씨는 이후 A씨와의 메신저 내용을 다시 한 번 공개했다. A씨가 B씨를 오해한 것과 글을 올린 데 대해 사과하는 내용이었다. B씨는 이와 함께 지난 겨울 폭행 당시 상황을 상세히 묘사하기도 했다.
한편 A씨는 대구의 한 명문 고등학교 야구부 유격수 출신으로, 지난 3월 미국 메이저리그의 한 팀과 계약해 현재 미국에 건너가 있다. B씨는 A씨가 미국으로 간 뒤인 지난달 초 헤어졌다. 중앙일보는 A씨가 미국에 있기 때문에 수사에 큰 진척은 없으며, 현재 경찰이 부모와 에이전시 등을 통해 A씨의 입국을 설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승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