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설경구가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개봉 1주년에 대한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설경구는 17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불한당’ 개봉 1주년 기념 상영회 ‘땡큐 어게인(Thank You Again)’에서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은 큰 사랑을 주셔서 1년 동안 너무 감사했다”며 “그 힘으로 (앞으로도) 계속 잘 해나갈 것 같다. 사랑한다”고 인사했다.
근황부터 전했다. 그는 “불한당 제작사인 폴룩스가 제작하고 이수진 감독이 연출한 ‘우상’ 촬영을 최근 끝냈다. 이어 ‘생일’이라는 영화 촬영에 급하게 들어가 전도연씨와 함께하고 있다. 계획된 작품은 아니었는데 이창동 감독님이 제작하셔서 (출연 제안을) 거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설경구는 행사 내내 열렬한 환호를 보내주는 팬들에게 거듭 감사를 표했다. 그는 “저도 영화를 꽤 한 사람인데 이런 귀한 경험은 해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할 수 없을 것 같다”면서 “(나는) 천운을 받은 배우라고 생각한다”고 뭉클해했다.
이어 “얼마 전에 ‘버닝’ VIP 시사회를 갔다 왔는데 거기서도 관계자들끼리 ‘불한당’ 얘기를 하더라”며 “불한당원은 한국영화계에 큰 획을 그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회자될 것이다. 잊지 않아주셨으면 좋겠다. 저희도 여러분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한 이번 상영회에는 변성현 감독과 배우 설경구 김희원 전혜진 허준호가 참석했다. 개봉 이후 1년이 지난 영화의 감사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추첨을 통해 선발된 팬 600여명은 드레스코드 ‘블루’에 맞춰 푸른색 의상을 맞춰 입고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불한당’은 범죄조직 1인자를 노리는 재호(설경구)와 세상 무서운 것 없는 패기 넘치는 신참 현수(임시완)가 교도소에서 만나 의리를 다지고, 출소 이후 의기투합하던 중 서로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범죄 누아르. 제70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개봉한 영화는 흥행에 참패했으나 ‘불한당원’이라 불리는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기존 한국영화에서 보기 어려웠던 감각적인 연출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1년 사이 팬덤은 더욱 공고해졌고, 주연배우 설경구는 ‘아이돌급’ 인기를 누리게 됐다. 불한당원들은 자발적으로 70회에 달하는 대관 상영을 진행해 오기도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