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동맥류 치료 때 3D영상 이용하면 코일 아낄 수 있다

입력 2018-05-17 19:46 수정 2018-05-17 19:51
머릿속의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뇌동맥류’의 치료에 많이 쓰이는 기존 코일 색전술 시술 시 안전성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새 영상분석기법이 제시됐다. 또 코일 개수를 줄여 비용을 줄일 수도 있게 됐다.

PMC박병원(원장 박진규·경기도 평택시)은 뇌혈관센터 심재현(사진) 소장 연구팀이 순천향대 천안병원 신경외과 의료진과 함께 2011년 1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코일색전술로 뇌동맥류 치료를 받은 환자 266명의 뇌동맥류 297개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확인됐다고 17일 밝혔다.

코일 색전술은 뇌혈관이 풍선처럼 부푼 뇌동맥류에 백금으로 된 작은 코일을 채워 넣어 동맥으로의 혈류를 차단하여 파열을 막은 시술법이다. 동맥류가 부풀어 올라 터지면 뇌출혈이 생긴다.

불시 파열에 따른 뇌손상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개두술보다 치료에 많이 활용되고 있지만 뜻밖에도 코일이 압착되어 재 시술이 필요한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는 게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심재현 소장 연구팀은 동맥류 내 코일 삽입 및 색전 치료 전 환자의 뇌혈관 동맥류에 대한 3D 영상을 분석해 충진 밀도의 35%에 해당하는 코일의 총 길이를 정밀하게 계측하여 계획대로 채웠을 때와 그렇게 하지 못했을 때 코일 압착 발생률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코일 길이를 미리 정확하게 계산한 그룹의 경우 그렇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더 짧은 길이의 코일을 사용했는 데도 불구하고 동맥류의 소실 효과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색전술 시 사용되는 코일 양을 절약하고도 코일 압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재시술 위험을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뇌동맥류는 뇌동맥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것인데 대개 증상이 없어 모르고 지내다가 갑자기 파열돼 뇌출혈이 생기는 질환이다.

사타구니의 대동맥을 통해 2㎜ 정도의 가는 관인 카테터를 넣고, 뇌동맥류의 파열을 방지하는 ‘코일색전술’을 주로 시행한다. 뇌동맥류 발생 여부는 뇌혈관조영, CT, MRA 등 영상검사를 시행하면 알 수 있다.

연구결과는 지난 달 12~14일 전라남도 여수 디오션호텔에서 열린 대한신경외과학회 제36차 춘계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