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복강경 기증간절제 수술 200례 세계 첫 돌파

입력 2018-05-17 19:06 수정 2018-05-17 19:57

<사진> 서울대병원에서 200번째 기증간 절제술 및 이식수술을 받은 김상범·김난영 씨 부부가 의료진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홍석균 교수, 김상범·김난영 씨 부부, 이광웅 교수. 서울대병원 제공

6년 전 대구에서 간암 수술을 받은 김상범(45) 씨는 간암이 재발해 간이식 수술을 받아야 할 상황이었다. 불행 중 다행히 아내 김난영(42) 씨의 간이 이식에 적합한 것으로 판정됐다. 아내 김씨는 복강경을 이용해 겨우 2시간40분 만에 간공여 수술을 마치고, 5일 만에 퇴원했고, 아내의 간 일부를 이식받은 남편 김씨도 2주일여만에 퇴원이 가능할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다.

서울대병원에서 복강경 간이식수술을 받은 김상범 김난영 씨 부부 사연이다. 김씨 부부는 이로써 세계 최초로 복강경을 이용한 이식용 기증간 절제술 및 간이식수술을 받는 이식인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서울대병원은 17일 간담췌외과 서경석, 이광웅, 이남준, 홍석균 교수팀이 김씨 부부를 대상으로 통산 200번째 복강경 기증 간절제 및 이식 수술에 성공해 복강경 간이식술의 보편화에 견인차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서경석 교수팀은 복강경 기증자 간절제술을 2015년 11월 처음 시행한 이래 지난 달 30일 중증 간질환으로 간이식이 필요한 남편에게 자신의 일부 간을 기증한 김난영 씨를 대상으로 200번째 수술에 성공했다.

김씨는 이후 2주일 만에 건강을 완전히 회복, 17일 퇴원했다. 김씨는 “생각보다 수술이 빨리 끝나 놀랐어요. 남편이 건강하게 회복된 것이 가장 기쁘지만 저 역시 빠른 회복과 함께 눈에 띄는 흉터가 남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순수 복강경 기증자 간절제술은 한마디로 기증자의 수술 후 회복을 고려한 수술법이라고 할 수 있다. 환자는 대단히 만족하는 방법이지만 시술자에게는 집중력과 테크닉을 필요로 하는 수술법이다. 간이식 수술을 하는 국내외 병원들이 아직도 개복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현재 서울대병원 간이식 팀은 전체 공여자 85% 이상을 복강경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기술적으로 가장 까다롭다는 우간 절제술이 94% 이상이다. 초기에는 수술 시 7~8시간 가량이 걸렸으나 최근에는 평균 4시간으로 개복 수술과 비슷한 수준으로 대폭 단축됐다.



이광웅 교수(간담췌외과분과장)는 “수술 후 회복 기간이 줄고 상처가 적어 환자 만족도가 상승했으며, 수술 시간도 점점 줄어 기존 개복수술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앞으로 거의 모든 공여자에게 복강경 수술이 표준 수술법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