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강남역 사건 2년, 추모와 대책 이어졌지만…

입력 2018-05-17 15:58 수정 2018-05-17 16:01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10번 출구에 '강남 묻지마 살인사건' 피해자 여성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화장실에서 여성이 무참히 살해당한 ‘강남역 살인’ 사건이 17일 2주기를 맞았다.

강남역 살인은 34세 남성 김모씨가 2016년 5월 17일 오전 1시쯤 강남역 근처 노래방 화장실에서 23세 여성 A씨를 수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다. 김씨는 “여자들이 나를 무시해서 범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사건 이후 강남역 10번 출구에는 피해자를 추모하는 시민들의 포스트잇 수천장이 나붙었다.

이철성(오른쪽 두번째) 경찰청장이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 2주기인 17일 서울 강남역 사건현장을 찾아 여성안전 순찰 코스 점검을 하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사건 발생 2년이 지난 17일 사회 각계에서는 강남역 살인사건 2주기를 맞아 여러 모습을 보여줬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이날 오후 강남역 사건현장을 찾아 여성안전 순찰 코스 점검을 진행했다.


집회도 예정돼있다.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서울 9호선 신논현역 6번 출구 앞에서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는 주제로 ‘성차별·성폭력 끝장집회’를 연다. 주최 측은 “여성이 안전하고 성차별 성폭력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시 한 번 모여주길 바란다”고 집회 취지를 설명했다.

이철성 경찰청장이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 2주기인 17일 서울 강남역 사건현장 일대에서 여성안심 화장실 점검을 하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사건 발생 이후 남녀 공용 화장실의 대대적인 점검이 이뤄지고 여성 안심 화장실이 마련되는 등 대책이 추진됐지만 많은 시민이 “아직도 불안한 부분이 많다”고 비판하고 있다. 강남역 사건으로 불거진 살인사건뿐 아니라 ‘몰카’와 성폭행 등의 장소로 공공화장실이 자주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책은 추진되고 있다. 이날 이철성 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 관계자가 강남역 일대의 여성 안심 화장실 점검에 나섰고, 서울 서초구는 지난 15일부터 강남·신사·방배·교대·사당역 등 5개 역세권 일대를 ‘안심존’으로 만들어 화장실 비상벨과 골목길 CCTV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여성 대상 범행을 막기 위해서다.

서초구 일대의 여성 안심 화장실. / 사진 = 서초구 제공

2년간 여성 대상 범죄 예방에 나섰지만 강남역 살인사건 후 여성 대상 범죄는 오히려 늘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을 상대로 한 살인과 성폭력 같은 강력범죄는 총 3만270건이었다. 2016년 2만7431건보다 10%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관련 사안을 담당하는 여성가족부는 시작된 ‘미투(#MeToo·성폭력 피해 고발)’ 운동 등 여성 관련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김종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