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화장실에서 여성이 무참히 살해당한 ‘강남역 살인’ 사건 2주기를 맞아 전국 곳곳에서 추모집회가 열린다. 참가자들을 “여성의 침묵은 끝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남역 살인은 34세 남성 김모씨가 2016년 5월 17일 오전 1시쯤 강남역 근처 노래방 화장실에서 23세 여성 A씨를 수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다. 김씨는 “여자들이 나를 무시해서” 범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사건 이후 강남역 10번 출구에는 피해자를 추모하는 시민들의 포스트잇 수천장이 나붙었다.
꼭 2년이 지난 17일 오후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서울 9호선 신논현역 6번 출구 앞에서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는 기조로 ‘성차별·성폭력 끝장집회’를 연다. 주최 측은 “여성이 안전하고 성차별 성폭력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시 한 번 모여주길 바란다”면서 공개적으로 집회 취지를 밝혔다.
집회 참가자들은 검은 옷을 입고 강남역 살인사건 피해자 A씨를 추모하는 의식을 갖는다. 싱어송라이터 오지은이 공연하고, 4월 21일부터 약 한 달간 3400여명에게 연서명을 받은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1만인 선언’도 발표된다. 집회 뒤에는 사건 장소인 노래방 건물 앞을 거쳐 강남역 번화가 골목을 왕복 행진한다.
시민행동은 보도자료에서 “변화는 진행 중이며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여성이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세상은 끝났다”면서 “미투 운동은 계속될 것이며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추모집회는 서울뿐 아니라 부산, 대구, 전북, 창원 등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