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중고생 사진 도용한 ‘홍XX’의 정체… 경찰 “명예훼손 적용 검토”

입력 2018-05-16 17:42
여자 중고교생 사진을 도용한 강모군이 자신의 카카오톡에 올린 사진. 이하 피해 학생들이 만든 트위처 캡처

여자 중·고교생 사진을 도용해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올리고 성적으로 묘사한 1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16세 강모군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강군은 3월부터 10대 사진 6000여장을 수집한 뒤 ‘14-19세 핫한 몸매’ 등의 제목을 붙여 카카오톡과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계정 이름은 ‘홍XX’이라는 가명을 사용했다. 이를 한 여중생이 발견했고, 여중생은 자신의 사진도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 여중생은 곧장 청와대 홈페이지에 범인을 찾아달라는 청원을 친구들과 함께 등록했다. 일부 학생은 경찰에 신고도 했다.

학생들은 트위터 계정도 만들었다. 자신들이 당한 피해를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려는 취지였다. 일부는 강군의 연락처를 알아내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내 사진이니 내려 달라. 아니면 신고하겠다”는 학생들 연락에 강군은 “싫다. 이게 신고할 일이냐”고 답했다. 보란 듯이 자신의 카카오톡 배경 사진을 학생들 사진으로 바꾸고 음란한 문구를 ‘상태 메시지’로 설정하기도 했다.

강군과 피해 학생이 대화한 내용.

파이낸셜뉴스에 따르면 사진은 대부분 피해 학생이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공개한 것이었다. 강군은 ‘중고딩 몸매’라는 인터넷 카페에 일부 사진을 판매한다는 글도 게재했다. 실제 판매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강군은 경찰에 “내 계정이 인기를 끌면 나중에 돈이 될 것 같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강군은 서울에 거주하고 있다. 학업을 그만뒀고 가출한 상태다. 경찰은 강군의 혐의점에 대해 여전히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진과 관련해선 명예훼손”이라며 “혐의가 확정된 것은 아니고 강군 컴퓨터를 압수해 다른 범죄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매체에 밝혔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