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을 거부한 뒤 경찰을 매단 채 내달린 차를 막아 세운 운전자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다. 운전석 창문에 걸려 끌려가던 경찰이 큰일 날 뻔했던 순간, 한 운전자가 질주하는 차 앞에 자신의 차를 가져다댄 것이다. 이 모습을 보고 ‘투스카니 의인’을 떠올리는 네티즌 반응이 적지 않았다.
뉴스1이 15일 공개한 블랙박스 영상에는 지난 5일 충북 청주시 금천동의 한 아파트 인근 도로에서 촬영된 장면이 담겼다. 영상에서 한 경찰관이 운전자석 문을 열고 서 있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경찰관은 운전자를 바깥으로 끌어내리려고 했고, 그 순간 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차는 이내 속도를 내더니 질주했다. 차 안쪽으로 몸이 들어간 경찰은 다리가 도로에 끌렸다. 다른 경찰관이 차를 따르면서 도우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20m 가량을 달렸을 때 왼편에서 갑자기 차 한 대가 튀어나왔다. 질주하는 차 앞을 막아섰다. 이후 달려온 경찰관이 운전자를 제압했다. 이때도 주변 시민들이 함께 나서 운전자를 잡는 데 힘을 보탰다.
무면허 상태에서 운전했다고 한 A씨(35)는 경찰 조사에서 "무면허 운전을 한 것을 들킬까 봐 겁이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1은 이 일로 경찰관이 크게 다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 12일에도 제2서해안고속도로에서 비슷한 일이 있었다. 한영탁(46)씨는 갑자기 고속도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계속 운행하는 차를 발견하고, 자신의 차로 사고 차를 가로막은 뒤 운전자를 구조했다. 투스카니를 탄 한씨를 네티즌들은 ‘투스카니 의인’로 불렀다.
한씨가 생명을 구하기 위해 고의로 사고를 낸 사실이 알려지자 한씨가 탔단 차의 제조사인 현대차는 ‘벨로스터’를 한씨에게 선물했다. 엘지는 ‘엘지 의인상’을 주기로 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