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 예비후보(무소속)가 14일 토론회에서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에게 폭행을 당했다. 원 후보 측은 “명백한 정치테러”라고 주장했고, 제주지사 후보 5명은 일제히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다.
이번 사건의 파문이 확산되자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해온 만화가 김흥모 작가는 이날 SNS에 “어디에도 이 제주도민이 왜 원희료 후보에게 계란을 던지고 따뀌를 때렸는지 왜 자기 손목을 그었는지 나오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폭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 될 수 없다”면서도 “그런데 자기의 모든 것을 빼앗길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절막함은 누가 알아주는가”라고 안타까워했다.
김 작가는 “박근혜정권은 성산읍 주민들에게 어떠한 의견도 묻지 않고 그곳을 제2공항 부지로 결정해 버렸다. 당시 원희룡 지사는 환영의 뜻을 표하고 성산읍 주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밀어 부치려고 했다”면서 “토론회에 나와 아무런 사과도 반성도 없이 빰 한 대 맞은 거로 ‘정치 테러’ 운운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가 끝난 직후 원 예비후보를 계란을 던지고 폭행한 인물은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위원회 부위원장 김경배씨로 42일 단식을 하며 반대 운동을 주도해 왔다. 원 지사는 지난해 10월 단식 중인 김 부위원장을 방문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원 지사는 제2 공항 추진 중단을 요구하는 김 부위원장에게 “생각이 다르다. 다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원 후보 폭행 직후 흉기로 자신의 손목을 자해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을 당한 원 후보도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귀가했다.
경찰은 김 부위원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