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누드 크로키 몰카 사건’으로 번진 편파 수사 논란이 시위를 촉발한 모양새다. 여성이 주최가 된 한 익명 단체는 19일 관련 시위를 예고했다. 이들은 여성을 불법 촬영한 그동안의 수많은 몰카 사건과 다르게 남성이 피해자가 된 홍대 사건에 대한 수사가 상대적으로 빨리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가 만든 커뮤니티는 개설 4일 만에 2만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했다. 주최측이 목표한 모금액을 금세 채워 후원 계좌를 닫기도 하는 등 적지 않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는 19일 오후 3시에서 7시 사이 서울 시청광장에서 카페와 같은 이름의 시위를 개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장소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주최측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도 같은 공지를 띄웠다. 기습 시위에 가깝다. 주최측은 “홍대몰카 사건에서 처럼 다른 몰카범죄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수사하길 바란다면 참여해주시기 바란다”면서 대략적인 행사의 순서도 공개했다.
단체는 시위의 목적을 ‘사법불평등과 편파수사에 대한 규탄 및 공정수사 촉구’와 ‘몰카 촬영과 유출, 소비에 대한 해결책 마련 촉구’라고 밝혔다. 카페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위에 사용될 현수막이나 피켓 디자인을 공개했다. “사법불평등, 못한게 아니고 안했던 거였지” “소라넷 16년, 홍대 몰카범 7일” “동일범죄, 동일처벌” 등 여성이 피해자가 된 불법 촬영 사건에 대한 지지부진한 수사나 솜방망이 처벌 등을 비판하는 문구가 적혔다.
주최측은 시위와 관련한 모금에도 많은 이들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주최측은 “시위 후원금이 800만원을 넘었다”면서 “짧은 시간에 이렇게 힘 모아주셔서 감사하다”고 카페 등에 공지했다. 13일 오후 2시40분쯤 후원금 계좌 잔액이 800만원을 넘긴 것을 캡처해 공개하기도 했다. 주최측은 후원금을 더이상 받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 “기부금이 1000만원 이상이면 모금 모집 사용계획서를 등록해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카페는 10일 개설됐다. 14일 현재 회원수는 2만명을 넘겼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