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반달가슴곰이 서식지를 벗어나 경남 산청 태봉산과 전남 광양 백운산에서 잇따라 발견되면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지리산 서식지를 벗어난 반달가슴곰이 고속도로 인근까지 내려와 버스와 충돌하는가 하면 양봉농가에 침입해 벌통과 시설물을 부수며 먹이활동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달가슴곰으로 인한 민가와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반달곰 서식지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14일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10시30분쯤 광양 백운산 자락 다압면 고사마을에서 반달곰(KM-55)이 양봉장을 습격해 벌통 1통과 시설들을 부순 뒤 벌꿀과 유충을 먹고 사라졌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기술원 관계자들은 전파발신기 추적을 통해 2013년 야생에서 태어난 KM55(수컷)인 것으로 확인했다.
기술원은 이 반달곰이 2016년 여름쯤 홀로 섬진강을 건너 20km 정도 떨어진 광양 백운산으로 이동해 활동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기술원은 재발 방지를 위해 피해 양봉장 주변에 전기 울타리를 설치하고 반달곰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는 보험회사를 통해 보상해주기로 했다.
앞선 지난 5일 새벽에는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함양분기점 인근에서 지리산 반달가슴곰(KM-53)이 고속버스와 충돌해 교통사고를 당한 뒤 왼쪽 앞다리가 부러진 상태로 경북 김천 수도산 방향으로 이동했다. 기술원은 지난 11일 오후 2시쯤 경남 산청 태봉산에서 이 반달곰을 포획했다.
기술원은 반달곰의 상태가 호전되면 환경부의 지침에 따라 방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KM-53 반달곰은 2015년 10월 지리산에 방사한 수컷 4년생으로 지리산을 벗어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6월과 7월에도 반달곰 루트를 통해 경북 김천 수도산으로 이동했다가 포획돼 지리산으로 돌아갔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04년부터 지리산에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지리산 반달곰의 개체 수는 모두 56마리로 늘어난 상태다.
광양=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