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에서 의식을 잃은 운전자의 차량과 고의로 충돌해 대형 교통사고를 예방한 의인(義人)이 화제다.
13일 인천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에 따르면 12일 오전 11시30분쯤 제2서해안고속도로 하행선 조암IC 전방 3㎞ 지점에서 코란도 스포츠 승용차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코란도 승용차는 사고 이후에도 정지하지 않고 분리대를 계속 긁으며 약 200∼300m를 더 전진했다.
당시 코란도 운전자 A씨가 브레이크를 밟을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곳을 지나던 다른 운전자들이 잇따라 경찰에 신고했다. 사건 현장을 지나던 한영탁씨는 코란도 운전자 A씨가 운전석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차량 속도를 높였다. 한씨는 자신의 투스카니 차량으로 코란도를 가로막았고, 투스카니와 추돌한 코란도 차량은 가까스로 위험한 주행을 멈췄다.
한씨는 코란도 승용차가 멈추자 차에서 내린 뒤 A씨를 구조해 그를 차 밖으로 옮겼다. 평소 지병을 앓다가 사고 전날 과로로 인해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A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현재 건강을 회복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고속도로에서 빗길을 달리는 차량을 자기 차량으로 일부러 충돌시킨 뒤 더 큰 사고를 막는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며 “한씨에게 표창을 수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운전자가 운전대도 잡지 못한 채 의식을 잃은 상황이어서 더 큰 사고가 나진 않을까 우려됐다”며 “그런 긴박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A씨를 도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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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