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대한항공 해외 지점 직원들을 사적 심부름에 동원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MBC 뉴스데스크는 13일 이 이사장이 대한항공 해외지점 직원들을 시켜 계절마다 각 나라 특산품을 국내로 들여오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북경 지점장의 경우 이 이사장으로부터 고품질의 대추 구입 지시를 받았다. 보고용으로 먼저 사진을 찍어 본사로 보낸 뒤 이 이사장의 확인을 거친 뒤 비서실을 통해 다시 지시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이사장은 “보낸 걸 먹어봤는데 지난해 것보다 질기니 시장에 가서 다시 보내라”고 하거나, “대추 15상자를 3일 뒤 전량 도착할 수 있도록 하라” 등 깨알같은 지시사항을 지점에 전달했다. 북경 지점장은 심지어 비서실로부터 “사모님께서 대추 상자가 너무 조악하니 내년엔 좀 더 크고 깨끗한 상자를 찾으라”는 지시도 받았다고 한다.
이런 식의 특산품 구매 지시는 중국산 대추에 그치지 않았다. 터키 살구, 인도 망고, 우즈베키스탄 체리 등도 구매 리스트에 포함됐다. 모두 검역대상 물품이었고, 살구와 대추는 수입금지 품목이었지만 이를 제대로 지킨 품목은 없었다.
현재 이 이사장을 비롯한 한진그룹 오너일가는 세관을 거치지 않은 고가 명품 불법 반입을 비롯해 미술품 등 여러 건의 밀수 의혹을 받고 있다. 관세청은 이를 위해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하지만 자택에서 발견된 이른바 ‘비밀의 방’에서 미술품들이 발견되지 않는 등 이들 일가가 사전에 각종 물품들을 미리 빼돌렸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애초에 고가의 물품이 존재하지 않았다며 은닉 가능성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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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