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입’이 거칠어지고 있다. 여당과 제1야당 대표의 수위 높은 발언은 선거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노리는 뚜렷한 목적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두 대표의 거친 설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가뜩이나 얼어붙은 5월 정국은 아랑곳하지 않고 두 대표가 장외 설전을 벌이는 것은 정쟁의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란 지적도 만만치 않다.
추 대표는 13일 부산국제터미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부산시당 필승결의대회에서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를 겨냥해 “제가 드러누웠다고 말했다고 저보고 막말을 했다고 한다”며 “그럼 드러누웠다를 병실에 링거 맞고 편안히 계신다고 말해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추 대표가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를 향해 “국회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깜도 안되는 특검을 들어줬더니 드러누웠다”고 하자, 김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뚫린 입이라고 막하지 말라”며 “병상에 누웠있는 사람에게 ‘깜’ ‘청개구리’ 운운하며 비난하는 집권당 대표에게 뭘 기대할 수 있을런지”라고 비판했다.
홍 대표를 향해서도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추 대표는 북미 비핵화 협상이 무르익고 있는 것과 관련해 “야당 지도자가 이게 배알이 꼴려서 못보겠다고 하니 청개구리도 이런 청개구리가 없다”며 “국민의 80%가 잘했다고 하는데 그걸 빨갱이 좌파라고 하니 국민이 섭섭해한다. 그래서 (한국당을) 빨간 옷 입은 청개구리라 했는데 그걸 계속 떠들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 대표도 ‘드루킹 사건’을 언급하며 추 대표와 문재인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홍 대표는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6·13 지방선거 필승결의대회에서 추 대표를 겨냥, “김 원내대표가 단식을 하고 있는데 여당 대표라는 사람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지적 수준이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추 대표가) 지난번에는 ‘드루킹 사건’을 파리에 비유했는데 제가 가만 생각을 해보니 드루킹 도움을 받아 대통령이 된 사람은 왕파리냐”며 “여당 대표가 이런 말을 한다는 게 참 안타깝다”고 했다. 추 대표가 “한국당이 드루킹 사건을 권력형 댓글조작이라고 하는 건 파리를 새라고 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주장한 것을 비꼰 발언이다. 홍 대표는 그러면서 “오늘 제가 공개적으로 비판했으니 (추 대표가) 일주일 정도는 조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드루킹 게이트는 가짜 여론조작과 가짜 댓글로 가짜 나라를 만든 것이기 때문에 이를 척결하기 위해서는 드루킹 사건을 특검으로 조사해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 지금 여당이 ‘이게 나라다운 나라냐’고 했는데 과연 지금 이 가짜의 나라가 나라다운 나라가 맞는지 되묻고 싶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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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