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연 “욱일기에 좋아요… 무지했다, 상처드려 죄송”

입력 2018-05-13 17:44
영화 '버닝'의 주연을 맡은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스티븐 연. CGV아트하우스 제공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스티븐 연(한국명 연상엽·35)이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 관련 사진에 ‘좋아요’를 누른 데 대해 거듭 사과했다.

스티븐 연은 13일 인스타그램에 “최근 제가 제대로 생각하지 못하고 지인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어린 시절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다. 저의 무지함으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저의 실수, 특히 어떤 방식으로든 가볍게 다루어서는 안 되는 역사의 상징에 대한 부주의가 얼마나 사람들에게 깊게 영향을 미치는지 배우게 됐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앞서 스티븐 연은 욱일기 문양이 그려진 옷을 입은 어린 아이의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다. 이 같은 사실이 온라인상에 일파만파 퍼지며 거센 비판이 일었다. 한 차례 사과문을 올렸으나 영어로 적힌 부분이 단순 실수를 강조하는 듯한 뉘앙스로 읽혀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스티븐 연은 “많은 사람들과 팬 분들의 걱정스러운 메시지로 인해 이 문제에 대한 저의 무지함을 깨닫게 됐다”면서 “제가 처음에 급하게 올린 사과문이 더 많은 아픔과 실망을 드렸음을 알게 됐다. 상처 입은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계 미국인의 정체성을 가진 사람으로서, 이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야 함에도 그러지 못한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이번 일이 제게는 중요한 배움의 과정이 됐다. 다시는 이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것을 약속드린다”며 재차 사죄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5세 때 캐나다로 이민을 간 스티븐 연은 이후 미국 미시간주로 이주해 미국 국적을 얻었다. 현지에서 배우로 데뷔해 미국 드라마 ‘워킹데드’ 시리즈를 통해 전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었다.

최근 한국 영화계와 인연을 맺으면서 국내 활동에도 의욕을 보였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2017)에 출연한 데 이어 이창동 감독의 신작 ‘버닝’ 개봉을 앞뒀다. 스티븐 연은 이들 두 작품으로 2년 연속 칸영화제에 초청됐다.

다음은 스티븐 연이 게재한 사과문 전문.


최근에 제가 제대로 생각하지 못하고 지인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어린 시절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습니다. 저의 무지함으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저의 실수, 특히 어떤 방식으로든 가볍게 다루어서는 안 되는 역사의 상징에 대한 부주의가 얼마나 사람들에게 깊게 영향을 미치는지 배우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과 팬 분들의 걱정스러운 메시지로 인해 이 문제에 대한 저의 무지함을 깨닫게 되었고, 제가 처음에 급하게 올린 사과문이 더 많은 아픔과 실망을 드렸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상처 입은 분들께 사과드립니다. 한국계 미국인의 정체성을 가진 사람으로서, 이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야 함에도 그러지 못한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이번 일이 제게는 중요한 배움의 과정이 되었습니다. 다시는 이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