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미국 배우 스티븐 연의 ‘욱일기 논란’ 사과문에 “제대로 된 반성이 아니다”고 일침을 가했다. 스티븐 연은 욱일기로 만든 옷을 입고 찍은 한 영화감독의 어린 시절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다가 한국 팬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스티븐 연은 13일 오전 다섯 문장으로 이뤄진 두 단락짜리 영어 사과문과 네 문장으로 구성된 한 단락짜리 한국어 사과문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가 40여분 만에 삭제했다. 한국어 사과문에서 “내 실수였다”고 인정했던 그는 영어 글에서 “이번 일은 문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실수로 ‘좋아요’ 누른 것 한 번으로 사람을 판단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국어와 영어 사과문이 확연히 달라 큰 문제다. (스티븐 연의 글은) 인터넷상에서의 실수 한 번으로 사람을 재단한다는 뜻처럼 해석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글을 올렸다는 것은 아직 제대로 된 반성을 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라며 “영어 사과문은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또 “영어 사과문을 진심으로 올렸다면 이렇게까지 네티즌에게 뭇매를 맞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우리 스스로도 당사자만 비난할 것이 아니라 욱일기와 나치가 같다는 것을 세계에 제대로 알릴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