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식세자녀출산지원재단, ‘영호남 미혼남녀 미팅’ 주관

입력 2018-05-13 10:10

“남자한테 참 좋은데. 남자한테 정말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직접 말하기도 그렇고...”라는 식품광고로 널리 알려진 전 천호식품 김영식(67) 회장이 출산장려운동에 본격 나섰다.

지난 3월 전국 최초로 순수 민간재단인 ‘(재)김영식세자녀출산지원재단’을 설립한 김 회장은 출산을 유도하기 위해 ‘영호남 미혼남녀 미팅’을 주관한다고 13일 밝혔다.

앞서 재단은 지난달 부산 경남 광주 전남 등 영호남 공공기관을 비롯해 상공회의소 등에 결혼 적령기의 미혼남녀를 추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추천 대상은 25~35세 직장인으로 이달 말까지 추천을 받는다. 일반 신청자는 25일까지 재단에 신청하면 된다(051-621-1273)

재단은 다음 달 8일 부산의 고급호텔에서 남녀 각 20명을 선정해 ‘미팅’ 행사를 갖는다. 행사는 전문 사회자의 진행으로 게임과 이상형 공개 등 다채롭게 진행된다.

이들 중 커플이 성사되고 결혼이 잡혀지면 김 회장이 주례와 신혼여행경비 지원 등을 직접 지원한다.

이와 별도로 재단에서는 세 자녀 출산 장려금 지급과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UCC공모전, 출산친화기업의 연말 회식비 지원 등 사업을 벌이고 있다.

10년 전부터 출산장려운동에 나서고 있는 김 회장은 “내가 먼저 하면 남들도 따라 할 것으로 생각해서 시작했고, 10년 만에 더 많이 후원하고 싶어서 재단을 설립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김 회장이 사재 20억 원을 출연해 만든 세자녀출산재단의 핵심사업은 아이를 셋 이상 낳는 가정을 지원하는 일이다.

셋째 자녀를 출산하기 전 재단에 미리 신청을 하면 재단 규정에 따라 출산 비용 지원 대상자로 선정된다.

다만, 셋째 자녀를 임신하기 전에 신청을 마쳐야 한다. 어머니가 세 번째 자녀를 임신한 뒤에 지원금을 타내기 위해 신청하면 선정에서 배제된다.

세 자녀를 낳은 부부는 출산을 장려하는 성격의 지원금 200만원을 받게 된다. 김 회장이 10여년 간 제공한 지원금 11억원에 달한다. 특히 김 회장의 출산의지가 알려지면서 재단에 출연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사람들도 나타나고 있다.

부산의 한 건설업체 대표가 30여억원을 출연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아직은 출연 의사를 확인한 정도지만 앞으로 재단에 많은 독지가의 후원이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재단의 주요 사업인 출산비용 지원은 상·하반기로 나뉘어 각각 25쌍씩 1년에 50쌍의 부부에게 200만원씩 지원된다.

김 회장의 사재 20억원 출연으로 꾸려진 출산장려기금 중 해마다 1억원을 우선 사용하는 구조다.

세 자녀 출산을 다짐한 부부 중 신청시기와 자녀 출생일 등을 기준으로 선착순으로 지원을 받게 된다. 향후 후원금이 늘어나면 지원 폭도 늘어날 전망이다.

재단 측은 후원금 규모에 따라 후원자의 이름으로 산모에게 지원금을 제공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산모는 생면부지 후원자에게서 고마움도 느끼고 후원자에게는 뿌듯함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지난해 1월 30년 넘게 이끌어 온 천호식품 회장직에서 물러난 후 ‘출산 전도사’로 본격 나선 김 회장은 영호남 미팅과 관련해 “이미 결혼한 부부의 출산도 중요하지만, 청춘 남녀가 결혼을 늦추지 않도록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해 행사를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