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벼락 갑질’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대한항공 총수 일가가 이번엔 외국인 가사 도우미에게 갑질을 일삼았다는 폭로가 나왔다. 갑질을 견디지 못하고 본국으로 도망한 외국인 도우미를 잡혀오기도 했으며 이들의 도주를 막기 위해 여권을 빼앗기까지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필리핀 가정부의 비밀’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빠르게 퍼지고 있다. 글에는 “총수 일가는 자택의 가정부로 필리핀인을 고용하는 것을 선호한다. 한국어를 알아듣지 못해 마음이 편하고 소위 말해 ‘막 굴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적혀 있다. 글에는 또 “대한항공 필리핀저짐은 이 가정부를 한국으로 보내 총책 역할을 수행한다”고도 쓰여 있다.
조양호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전직 운전기사도 비슷한 증언을 내놨다. 전직 운전기사는 SBS에 “OO라고 필리핀 여자가 있다. 1년에 한 번 휴가를 준다”며 “그때 한 번 갔다가 일이 너무 힘드니까 안 온 적이 있다. 필리핀 지점장 통해 잡아다 다시 끌고 온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 이후로는 여권을 빼앗아 못 도망가게 했다”며 “여권 관리를 사모님하고 회사에서 했다”고 부연했다.
법무부 출입국 당국은 조 회장 일가가 외국인 도우미들을 현지에서 채용한 뒤 대한항공에 연수생으로 파견해 도우미를 일하게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출입국 당국은 지난 11일 대한항공 본사에서 압수해온 자료를 분석한 뒤 총수 일가에 대한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