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직원들이 12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 퇴진을 촉구하는 2차 촛불집회를 갖고 총수 퇴진과 갑질 근절을 촉구했다.
대한항공 직원연대는 이날 오후 7시30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서 '조양호 일가 및 경영진 퇴진 갑질 스탑(STOP)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집회에는 대한항공 직원뿐 아니라 진에어, 칼 호텔 네트워크 등 계열사 직원들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으며 시민들도 일부 동참했다.
이들은 지난 4일에도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 옆에서 1차 집회를 가진 바 있다. 참석자들은 가면 또는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조 회장 일가의 퇴진을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비가 계속 내리는 등 날이 궂은 상황이라 1차 집회에 비해 참여 인원이 크게 늘어나진 못했다. 계열사 직원, 시민 등 300여명이 빗속에서도 집회에 열성적으로 참여했다. 주최 측은 유동인원 포함 많게는 1500명이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참석자들을 위해 비옷 1000개와 가면 200개가 준비됐고 공연과 참석자들의 자유발언, 인터뷰 등이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조 회장 가족을 둘러싼 갑질 논란을 비판하면서 “물러나라 조씨일가 지켜낸다 대한항공” “근로여건 개선하여 인간답게 일좀하자” “조씨 일가 간신배들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진그룹은 총수 가족의 갑질 논란과 밀수·탈세 의혹, 필리핀 가정부 불법 고용 의혹 등이 직원들에 의해 잇따라 폭로되면서 사면초가에 놓인 상태다. 물컵 갑질 의혹과 관련해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다.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검찰은 조 회장이 아버지인 고 조중훈 전 회장으로부터 해외 재산을 상속 받는 과정에서 500억원대에 이르는 탈세가 이뤄졌다는 의혹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 총수 가족 등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조사도 이뤄지고 있다.
관세청은 한진 총수 가족의 관세포탈 및 밀수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관세청은 조 회장 자택과 방화동 전산센터 등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했으며, 참고인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는 11일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인사 전략실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블라인드에는 총수 가족이 불법으로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