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이 조만간 ‘핫라인’(Hot Line·직통전화)을 통해 역사적인 첫 통화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정상 간 핫라인 통화는 남북 분단 이후 최초다.
지난 11일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남북 정상 간 핫라인 통화가)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대북 특사단 단장으로 평양에 다녀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브리핑에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긴밀한 협의를 위해 두 정상을 연결하는 핫라인을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0일 청와대와 북한 국무위원회를 잇는 핫라인이 설치돼 개통됐다. 직후 남북 관계자는 시범통화를 하기도 했다. 과거에도 판문점 핫라인은 남북 간의 가교 역할을 했다. 또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핫라인 구축에 합의했다. 당시 국정원과 북한의 대남 정책을 총괄하는 통일전선부(통전부) 사이에 핫라인이 만들어졌다. 참여정부 때까지 활용됐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중단됐다.
하지만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 대남 특사단이 참석한 것을 계기로 형성된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 국정원-통전부 핫라인이 재가동됐다고 알려졌다. 국정원-통전부 핫라인은 지난달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까지 남북의 긴밀한 소통의 매개체 역할을 했다.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앞둔 남북 정상이 핫라인으로 통화를 먼저 할 것으로 보였지만 12일 현재까지 통화는 없는 상태다.
구체적인 시기는 알 수 없지만 한·미 정상회담 및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사전에 핫라인을 통해 충분한 교감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미 정상회담 전에 김 위원장이 다시 한번 북한의 입장과 요구 사항들을 문 대통령에게 말하고, 미국에 전할 가능성이 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