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송의 보도로 확산됐던 MBC ‘전지적 참견 시점(전참시)’ 제작진의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전참시는 지난 5일 개그맨 이영자가 어묵을 먹는 장면에 세월호 참사 보도 화면을 사용해 구설에 올랐다. 당시 제작진이 세월호 화면인 것을 인지하고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를 뒷받침하는 카카오톡 메시지까지 공개되며 논란은 더욱 불거졌다.
메시지에 따르면 전참시 조연출은 FD에게 “뉴스에서 ‘속보입니다’라는 앵커 멘트에 바스트 영상 부탁해요, 뉴스 클립”이라고 주문했다. FD는 요청대로 화면 11개 클립을 준비해 자료 폴더에 올렸다. 그러면서 “이 중 3개가 세월호 화면인데 넣어도 되나요?”라고 물어봤다.
이 내용을 한 방송사가 그래픽으로 재구성해 저녁 뉴스에 사용했다. 또 앵커는 “단순 실수가 아니라는 정황이 MBC 자체 조사 결과에 포착됐다”면서 “제작진 가운데 조연출과 FD가 이미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네티즌 사이에서 “고의로 사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세월호 희생자를 조롱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거였다. 이영자가 먹었던 ‘어묵’이 일부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참사 유가족을 모욕하기 위해 사용되기 때문에 비난은 매우 거셌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MBC는 11일 입장을 내고 “일부 언론이 제작진 단체 대화방에 세월호 뉴스 자료가 직접 언급된 것처럼 영상을 만들어 보도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조사 과정에서 밝혀진 바로는 존재하지 않는 대화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대화를 잘못 보도한 방송도 같은 날 “대화는 실제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고 다른 언론 보도를 인용해 제작진이 임의로 재구성한 내용이었다”고 사과했다.
16일 MBC 진상조사위원회가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조연출과 FD는 뉴스 파일을 주고받으며 세월호를 언급하지 않았고, FD가 조연출에게 “사용해도 되냐”고 질문한 일 또한 없었다. 조사위는 “제작진이 뉴스 속보 형태의 멘트를 이어가는 구성이 최적의 형태라고 판단했다”면서 “조연출은 어묵이라는 단어가 세월호 희생자를 비하하는 의도로 쓰이는 것도 몰랐다”고 밝혔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