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10월부터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일회용 비닐봉투가 사라진다. 커피전문점에서는 이달부터 일회용 컵 대신 유리컵이나 자신의 텀블러를 사용하면 할인 혜택을 준다. 색이 들어간 페트병은 2020년까지 대부분 사라진다. 그러나 재활용 쓰레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과 달리 대부분 자율협약이나 이행권고 수준이어서 실제 효과는 미지수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 대책을 보고했다. 핵심은 제품의 생산부터 유통·소비, 수거, 재활용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정부가 개입해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이다. 김 장관은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실행 상황을 분기별로 점검해 보고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이번 달부터 대부분의 커피전문점에서 텀블러를 사용하면 10% 할인, 머그잔을 사용하면 리필을 해준다. 일회용 컵 재활용을 위해 컵 보증금 제도도 내년부터 시행한다. 스타벅스 카페베네 엔제리너스 커피빈 등 12개 업체가 환경부와 이 같은 협약을 맺었다.
유통·소비 단계에서는 2022년까지 일회용 비닐봉투와 일회용 컵 사용량을 35% 줄일 계획이다. 다음달 재활용법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 10∼11월부터는 대형마트와 대형 슈퍼에서는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을 금지하고 종이박스나 재사용 종량제 봉투만 사용토록 할 방침이다. 현재는 자발적 협약에 따라 일회용 비닐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강제성이 부여된다. 중소형 슈퍼마켓과 편의점, 제과점에서도 비닐봉투 사용을 자제하도록 협약을 할 계획이다.
오는 9월부터는 전자제품의 과대포장을 규제하고 10월까지는 택배를 포함한 운송 포장재의 과대포장을 막을 가이드라인과 법규를 마련한다. 대형마트에서는 행사 상품의 이중포장을 없애고 과대포장 제품의 입점 자체를 막는다.
생산 단계에선 2020년까지 거의 모든 생수·음료수병의 유색 페트병을 퇴출시킨다. 오는 10월까지 페트병 평가 작업을 벌여 유색 페트병을 무색으로 바꾸도록 권고한 뒤 이를 이행하지 않는 제품은 언론에 공개한다. 맥주 등 품질 유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 유색 페트병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되 환경분담금을 더 많이 물린다. 재활용이 어려운 폴리염화비닐(PVC) 재질 제품도 순차적으로 없애기로 했다.
이종태 고려대 환경보건학과 교수는 “시민들의 실생활과 밀접한 정책인 만큼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현장을 고려한 세부 대책이 추가됐으면 한다”며 “슈퍼마켓에서 비닐봉투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것보다 한정 수량을 정해 놓고 순차적으로 줄이거나 플라스틱 제품은 부피에 따라 다른 쓰레기통을 마련하는 등 시각적 효과를 가미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사야 강경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