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정권, 이상한 나라” 조원진 독설에 대구 예산협의 ‘파행’

입력 2018-05-10 20:40


대구시의 예산 확보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지역 국회의원과 대구시 집행부가 모인 ‘예산정책협의회’가 시작부터 파행을 겪었다.

10일 오전 10시30분 대구시청 10층 대회의실에는 권영진 대구시장과 간부 공무원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대한애국당 국회의원 10여명이 모였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재옥 한국당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회의에 앞서 민주당 홍의락 TK특별위원회 위원장과 한국당 김상훈 대구시당위원장, 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 순으로 인사말이 이어졌다. 이어 발언에 나선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는 “이상한 정권이 들어서서 이상한 나라가 됐다” “대구·경북 인사가 참사 수준이다” “이런 정권은 처음이다” 등의 원색적인 정부 비판을 쏟아냈다. 조 대표의 말을 듣던 홍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났고 권 시장의 만류에도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이날 회의는 대구시가 최근 중앙부처에 제출한 2019년도 주요 국비사업 예산(3조4000억여원) 확보에 정치권의 도움을 빌리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또 대구공항 통합이전과 물산업 육성 등 대구시 주요 현안 방향도 함께 모색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홍 의원의 퇴장으로 여당 의원 없이 진행된 반쪽짜리 회의로 전락하고 말았다.

한국당은 홍 의원 탓을 했다. 한국당 대구시당은 논평을 내고 “홍 의원이 인사말에서 예산확보 책임을 대구지역 공무원들에게 미루는 발언을 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퇴장해버렸다”고 비난했다. 앞서 홍 의원은 인사말에서 “대구는 예산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려는 성향이 있고 이 때문에 홀대받는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는 경쟁력을 떨어트린다”고 말했다.

대구시 한 관계자는 “정당을 떠나 함께 힘을 모아줄 것을 부탁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인데 이런 일이 일어나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대구=최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