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마드’ 활동했던 女모델이 男 홍대 누드모델 몰카 범인

입력 2018-05-10 19:56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이 홍익대 회화수업 도중 찍혀 인터넷에 유출된 사건 용의자가 현장에 있던 여성 모델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당시 회화수업에 참여했던 20대 여성 모델 A씨를 성폭력범죄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 4일 홍익대로부터 수사의뢰를 받고 당시 강의실에 있었던 학생과 누드모델 등 20여명에 대해 참고인 조사를 벌이면서 휴대전화를 임의제출받아 분석해왔다. 사건 당일에는 A씨를 포함해 누드모델이 4명 있었다. A씨는 8일 있었던 참고인 조사 당시 “휴대전화 2대 중 1대를 잃어버렸다”며 1대만 제출했다.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은 9일과 10일 A씨에 대해 집중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 조사가 계속되자 범행 일부를 시인했다. A씨는 “쉬는 시간에 다른 모델들과 같이 쉬어야 할 탁자를 남성 모델 혼자 차지하고 누워있었다”며 “자리가 좁으니 나오라고 하는 과정에서 말다툼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A씨는 나체 사진이 게재된 극단적 남성 혐오 커뮤니티 ‘워마드’(WOMAD)에서 과거에 활동하다 지금은 활동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마드는 여성(Woman)과 유목민(Nomad)을 합성한 용어다.

지난 1일 워마드 게시판에는 홍익대 회화과 크로키 수업 중 학생이 몰래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과 함께 이를 성적으로 조롱하는 글이 올라왔다. 홍익대는 당시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을 상대로 자백을 유도했으나 사진 촬영 및 게시자를 찾아내지 못했다. 이후 학교 차원에서만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대학 측은 뒤늦게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