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에도 ‘암’ 사진 들어간다…‘유해성 완전 검증되지도 않았는데…’

입력 2018-05-10 15:59
사진 = 뉴시스

앞으로 궐련형 전자담배갑에도 흡연으로 발생할 수 있는 질병 사진이 붙게 된다. 현재는 일반 담배에만 흡연 관련 질병 사진이 붙어있다. 궐련형 전자담배갑에 질병 사진이 붙는 것은 우리나라가 최초다.

지난 8일 보건복지부 ‘제2기 경고그림 제정위원회’는 일반 궐련 담배와 함께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경고 그림을 넣기로 결정했다. 해당 경고 그림 시안은 오는 14일 발표 예정이다. 시안 발표 후 약 2주간 고시에 대한 행정 예고 기간이 지나면 경고 그림이 확정된다. 경고 그림이 들어간 궐련형 전자담배갑이 실제 시장에 적용되는 것은 올 12월 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 궐련 담배에 경고 그림이 들어가도록 하는 제도는 2016년 도입됐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유해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아 경고 그림을 강제로 부착하도록 의무화한 나라가 없다. 현재 우리나라의 궐련형 전자담배 갑에도 주사기 그림과 경고문구만 표기돼 있다. 제정위원회는 궐련형 전자담배 갑에 혐오도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암세포와 암덩어리 사진을 직접 표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일반 궐련 담배에는 현행 수준대로 폐암, 후두암 등 특정 질병을 의미하는 암 사진을 도입하기로 했다.

현재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들은 대부분 지난해 출시됐다. 편의점 업체인 이마트24가 9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이마트 서울지역 점포를 기준으로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점유율 1위는 한국필립모리스에서 출시한 아이코스로 61% 점유율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KT&G ‘릴’은 점유율 32%로 2위, BAT ‘글로’는 7%로 3위다.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자도 늘었다. 지난 2월18일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2018년 1월 담배시장동향’에 따르면 올 1월 담배 판매량은 2억5000만갑으로 전년 동기 판매량(2억8000만갑)보다 9.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궐련형 전자담배는 2000만갑이 판매됐다. 시장에 출시된 대부분의 궐련형 전자담배는 지난해 출시됐는데 불과 1년 만에 약 8%의 점유율을 확보한 것이다.

사용자가 늘어난 만큼 논란도 예상된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연구가 아직 진행 중이고 일반 담배보다 유해성이 적다는 연구결과 역시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혐오도가 높은 경고 그림을 도입하는 것이 타당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정부에서 전자담배보다 일반 담배를 권하는 꼴이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왼쪽부터 아이코스, 글로, 릴(출시일 순 배열). / 사진 = 뉴시스·릴 홈페이지 캡처본 갈무리

업계에서도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이르면 오는 6월말 청소 편의와 배터리 수명이 개선된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KT&G 측도 재질을 바꾸고 자동 청소 기능을 강화한 ‘릴’의 업데이트 버전을 준비 중이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신제품 출시를 앞둔 회사들이 있는데 이번 정부 결정이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종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