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을 하더라도 건강을 회복하고 해야지.”
“니가 (특검 수용) 좀 해주고 가라. 힘들어 죽겠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후 1시40분께 응급실에 이송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찾아가 나눈 대화 내용 중 일부다. 11일 원내대표에서 물러나게 되는 우 원내대표는 마지막까지 단식 중단을 요청했지만 김 원내대표는 ‘드루킹 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호흡곤란과 심장통증 등 이상증세로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실에 이송됐다. 단식 농성을 시작한 지 8일 만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새벽부터 물 섭취량이 줄고 다리가 저리는 증상이 심해졌다고 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페이스북으로 “김 원내대표 본인은 수액마저 강력하게 거부하며 단식농성장으로 복귀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며 “사모님과 의료진이 강력하게 입원을 권하고 있다”고 전했다.
병문안을 간 우 원내대표는 “수액 맞고 (단식) 그만해라. 이제 국민들이 다 알지 않나”고 거듭해서 치료를 권했으나 김 원내대표는 “힘들어 죽겠다. (합의) 좀 해주고가”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우 원내대표는 “그럴 수 없게 됐잖나. 어제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가 (특검 수사범위를) 문재인 대통령까지 해야 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하겠나”라고 거부 의사를 밝히자 김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은) 내가 안했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우 원내대표는 “유승민 대표가 그렇게 말해서 이제는 할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 수사 좀 해보고 특검하자니까 그렇게 고집을 부려가지고”라고 힐란조로 답했다.
우 원내대표는 응급실에서 나온 뒤 기자들과 만나 "(특검은) 수사기관의 1차 수사에서 혐의가 나오면 필요할 경우 하는 것이 원래 순서에 맞다"며 "그렇게 가지 않고 특검 수사범위를 정하자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바른미래당과 한국당이 한 덩어리가 돼서 지금까지 왔는데 유 대표도 문 대통령까지 수사해야 된다고 하니 저희로서는 도저히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더 이상 협상을 못 하겠다고 한 상태”라며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고 서로 흥분된 상황을 가라앉히고 그 문제를 다시 논의해야 해서 건강 먼저 회복하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원내대표는 민주당 새 원내대표 경선이 치러지는 11일 물러나게 된다. 이날 후보로 나선 노웅래 의원과 홍영표 의원 중 당선된 새 원내대표가 특검 수용 등 야권과 협상에 나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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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