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현에도 ‘충돌 흔적’ 없는 직립 세월호…“외부 충돌 없었다” 잠정 결론

입력 2018-05-10 14:38
바로세워진 세월호. / 사진 = 뉴시스

세월호가 바로 세워지는 과정에서 선체 모습이 확인됐다. 한때 인터넷을 달궜던 ‘외부 충돌’ 흔적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세월호 침몰 이후 인터넷 일각에서는 선박, 암초, 잠수함, 폭발물 등 외부 물체와의 충돌이 있었다는 음모론이 제기됐다.

1만t급 해상 크레인인 ‘현대 만호(HD-10000)’는 10일 세월호를 들어올렸다. 들어올린 배의 좌현은 침몰 이전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육상에 거치된 세월호는 33개 철제 빔으로 받쳐졌다. 선수에서 선미로 이어지는 부분에서 특별한 손상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세월호가 들어올려진 뒤, 선체는 지표면을 기준 각도가 60도를 넘길 때인 10시40분 무렵부터 육안으로도 쉽게 관찰됐다.

세월호 ‘충돌설’ 음모론은 2016년 네티즌 ‘자로’가 세월호 침몰 원인을 다룬 다큐멘터리 ‘세월호 X’에서 세월호가 외부 물체와 충돌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됐다. ‘자로’는 세월호 침몰 당시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에 잡힌 레이더 영상을 근거로 세월호가 J자 형태로 급격하게 방향을 바꾼 뒤 또 다른 물체가 레이더에 잡혔다고 주장했다. 당시 그는 해당 물체가 세월호 크기의 6분의 1에 달하는 금속 물체가 ‘잠수함’이라고 주장했다. 잠수함이 세월호에 충돌해 침몰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월호가 침몰한지 3년 만에 인양되면서 외부 갑판 및 외판에 구멍이나 함몰 등 잠수함 충돌을 입증할만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자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 당장 세월호를 똑바로 세워 물속에 잠긴 좌현 쪽을 보고 싶다”는 글을 남기며 지속적으로 의혹을 제기했다.

세월호가 바로 세워진 이날 선체조사위원회가 철제 빔 간격 사이로 들어가 수차례 확인했을 때도 ‘잠수함 충돌’ 의혹을 뒷받침하는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선체에 충돌흔적은 없었지만, 좌현은 반대편 우현이나 상·하부와 달리 육상 거치 이후 방치돼 표면적 대부분이 받침대인 철제 빔과 같이 녹슨 상태였다.

김창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장은 “현재 좌현 외부를 보면 외력에 의한 충돌이나 함몰된 흔적이 안 보인다”면서 “선조위 측 전문가가 잠정적으로 내린 결론은 정면이나 측면에서 충돌은 없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부 충돌설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엔 아직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 있어 결론을 내릴 단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선체조사위원회는 이날 직립 작업이 끝나면 3주 가량 선내 안전 보강작업 등 준비를 거쳐 침몰 원인 규명과 미수습자 5명 수습을 이어간다.








김종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