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김성태 찾아가 “사람이 살고 봐야지… 병원 갑시다”

입력 2018-05-10 10:23

정세균 국회의장이 10일 오전 단식농성 8일째를 맞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찾아갔다. 국회 농성장 천막에 들어선 정 의장은 김 원내대표에게 “어제 국회 의무실장 불러 보고를 받아보니 쉽게 생각하면 안 될 것 같다”며 병원에 가라고 권유했다.

정 의장은 누워 있던 김 원내대표의 손을 꼭 잡고는 “의무실장 불러서 보고를 받아봤거든, 그랬더니 조금 이제 주의를 해야 될 것 같다. 사람이 살고 봐야지…”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힘겹게 숨을 가누며 정 의장의 손을 마주 쥐었다. 입을 열어 무언가 말을 했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였다.

정 의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임기가 오늘 마지막 날이다. 민주당에 새 지도부 들어오기 전에는 협상이 안 될 것 같다. 그러니 새 지도와 협상하겠다고 생각하고 일단은 병원에 다녀오도록 하라. 내 이야기 들으라”고 말했다. 이어 “몸을 챙겨야 한다. (단식이) 1주일 넘기면 안 된다고 하더라. 오늘이 8일째 아니냐. 중진들도 다 권유하고 있다”면서 병원행을 거듭 권유했다.

잠시 후 기운이 조금 생기는 듯 김 원내대표는 정 의장에게 “아이고, 저 때문에 출장도 못가시고”라고 했다. 정 의장은 이날 멕시코 방문을 위해 출구하려다 취소했다. 정 의장은 “괜찮다. 김 원내대표 책임이 아니다. 내치가 우선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병원에 가라고 당부했다.


이날 국회에서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한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드루킹 특검을 주장한 것에 대해 "더 이상 협상이 의미가 없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선을 그었다.

우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를 위해 시급한 민생법안 처리, 지역경제와 청년고용을 위한 추경이 꼭 필요했기 때문에 경찰 조사 이후 미진하면 특검 검토 입장에서 특검 수용이란 결단 내린 바 있다"며 "개인적으로 정치적 생명까지도 내놓고 한 그런 결단이었다"고 말을 꺼냈다.

이어 "유 대표의 문 대통령도 수사 대상이 돼야한다는 발언을 듣고 보니 처음부터 우리가 우려했던 것이 사실임이 드러났다"며 "드루킹 특검은 대선불복 특검을 하자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 의도의 특검을 받아들일 수 없고 함께 할 생각도 없다. 따라서 협상은 의미가 없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회에 대한 분노가 들끓어 차라리 해산하라는 말도 들린다"면서 "지방선거까지 남은기간 정쟁용 특검 요구 그만하고 최소한의 도리를 다하자"고도 제안했다. 우 원내대표는 ▲판문점선언 지지 결의와 비준 동의 ▲추경 ▲상가건물임대차 보호법 등 7대 민생법안 ▲정부조직법 등 7대 법안 등을 전반기 국회에서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오는 14일까지 지방선거에 출마한 국회의원 4명의 사직서 의결도 촉구했다.

그는 "오늘은 문재인 정부 1년인데 정부조직 완료도 못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서 국민을 위해서 정부를 제대로 조직하겠다는데 도대체 왜 못하게 하느냐"고 비판했다. 또 "지방선거에 출마한 4명의 국회의원 사직처리가 14일까지 안되면 (해당 지역 국회의원) 공백상태가 내년 4월까지 지속된다"며 "무슨 권리로 국민권리를 저해하는 것이냐"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