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증상이 없는 건강한 사람의 경우 상대적으로 방사선 피폭량이 높은 관상동맥CT조영술 검사 대신에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는 관상동맥석회화 지수 평가만으로도 충분히 심장혈관질환 진단과 예측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관상동맥석회화지수(Coronary Artery Calcium Score; CACS)’ 검사법은 관상동맥에 침착된 칼슘의 양을 측정해 수치화하여 관상동맥질환의 위험도를 평가하는 방법이다.
반면 ‘관상동맥CT조영술(Coronary CT Angiography; CCTA)’은 혈관에 조영제를 주사한 후 CT 촬영으로 관상동맥이 어느 정도 좁아져 있는지 영상으로 검사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조영제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 및 신장 독성이 있을 수 있고 방사선 노출량도 관상동맥석회화지수검사에 비해 더 많은 것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연구팀은 미국 뉴욕 웨일코넬의대 프레스비터리안 병원 제임스 민(James K. Min) 교수,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장혁재 교수 등과 함께 세계 17개 의료기관에서 최근 6년간 관상동맥석회화지수 평가 및 관상동맥CT 조영술 검사를 받은 무증상 성인남녀 1226명을 관찰하며 두 검사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를 비교 분석하는 연구를 공동으로 수행했다.
그 결과, 흉통이나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없는 성인에서 건강검진 목적으로 시행하는 ‘관상동맥CT조영술’ 기반 심혈관계 위험도 평가 방법이 기존 ‘관상동맥석회화점수’ 기반의 위험도 평가 방법에 비해 임상적으로 특별한 이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 교수는 “흉통이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없는 사람의 경우, 기존 관상동맥 석회화 점수 검사에 비해 방사선 피폭량도 많고, 조영제 신독성 혹은 과민반응 등 잠재적 위험성이 있는 관상동맥CT조영술을 심혈관계 위험도 평가 목적으로 우선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증상이 없는 건강한 사람이 자신의 심혈관질환 여부에 대한 검진을 하고 싶으면 순환기내과 전문의와의 상담 및 진찰을 통하여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여부, 연령, 성별 등을 기반으로 하는 전통적 위험도 평가방법으로 심혈관계 사전 위험도를 산정한 후 필요 시 관상동맥석회화점수 검사를 시행해 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순환기내과 분야 국제 학술지 유럽심장저널(European Heart Journal) 3월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