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에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CNN이 10일 보도했다. CNN은 소식통 2명의 말을 인용해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몇 가지 플랜 중 ‘싱가포르안’을 진행하라는 지침이 국무부에 전달됐으며, 국무부 관료들이 이를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9일 열린 각료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 일정이 확정됐다“면서 “비무장지대(DMZ)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흘 안에 날짜와 장소를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유력하게 거론돼온 북미정상회담 장소는 싱가포르와 판문점이었다. 트럼프는 트위터 등을 통해 두 장소를 각각 언급했었다.
싱가포르는 미국 정부 관료들이 선호하던 곳이었다. 지리적, 정치적으로 ‘중립적 성격’이 강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고 CNN은 보도했다. 판문점은 분단과 대결의 공간이란 점에서 역사성과 상징성을 갖고 있지만, 정치적 의미가 너무 강해 미국 정부 인사들이 부담을 느껴왔다고 한다. CNN은 국무부의 움직임을 전하면서 “백악관은 아직 회담 장소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각료회의에서 “북미정상회담은 5월말 또는 6월초에 열릴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3명의 석방을 결정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정을 "평가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어 "북미정상회담을 기대하고 있다"며 이 회담이 북한에게 "멋진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북한에서 석방돼 미국으로 가고 있는 억류자 3명을 트럼프 대통령 내외가 직접 맞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에 억류돼있던 미국인 3명의 가족들은 사랑하는 이가 집으로 올 것이라는 고대했던 뉴스를 전달받았다. 대통령은 이 같은 움직임을 북한 지도자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제스처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과 퍼스트 레이디레이디가 내일 새벽(현지시간 10일 오전 2시)에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나가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3명의 용감한 미국인들이 돌아오는 것을 맞을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모든 미국인들에게 자랑스러운 순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샌더스 대변인은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비무장지대(DMZ)가 배제된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 회담 날짜와 장소가 정해졌지만 현재 추가로 발표할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목적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만남의 날짜와 장소를 정하는 등 계속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였다"며 "모두가 알다시피 추가 사항(미국인 3명 석방)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대화에 나온 이유는 제재 때문이 아니라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발언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 압박 캠페인이 명확하게 작동했다는 점을 말해왔다"며 일축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성공에 미국의 동맹국들과 파트너 국가들, 특히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역할이 있었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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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