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8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119구급차까지 출동했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여당의 특검 수용을 촉구하며 병원 이송을 거부했다.
김 원내대표의 천막이 마련된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 9일 오후 3시49분쯤 구급차가 도착했다. 윤재옥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무리하면 안 된다”면서 입원을 권유했지만 김 원내대표는 “안 돼요. 안 돼”라며 거절했다. 자신을 옮기려는 구급요원을 향해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결국 구급요원은 누워있는 김 원내대표의 혈압과 심전도를 측정한 뒤 물러났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의 설득에도 김 원내대표는 “그냥 가라고 해. 내일까지 기다린다고 해”라면서 재차 거부 의사를 전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천막을 나와 “김 원내대표는 내일까지 기다리면서 특검수용을 기다릴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결단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국회 소속 박상선 의무실장은 김 원내대표를 진료한 뒤 기자들과 만나 “심실성 부정맥이 올 수도 있다. (단식중단) 시기를 놓치면 연세도 있고 혈압도 있어서 아주 고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원 응급실에 가서 피검사, 산소포화도, 심전도를 해보고 전해질 장애가 있는지도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 수석대변인은 이후 논평을 내고 “상황이 이토록 심각한데도 청와대는 여당을 앞세워 이중플레이를 계속하고 있다”며 “최소한의 정치적 도의를 안다면 협치의 제1당사자인 김 원내대표를 찾아와 조건 없는 특검 수용 입장을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3일 불법 프로그램 ‘매크로’를 활용해 댓글을 조작한 혐의를 받는 김모(49,닉네임 드루킹)씨의 특검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5일 한 30대 남성으로부터 폭행당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수액까지 거부하며 농성을 강행했다.
☞
☞
☞
☞
☞
☞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