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적신호’ 김성태, 119구조대 보자 “안돼요 안 돼”

입력 2018-05-10 07:40 수정 2018-05-10 07:40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7일째 단식 농성중인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서 출동한 119구조대로부터 건강상태를 점검받고 있다. 이하 뉴시스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8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119구급차까지 출동했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여당의 특검 수용을 촉구하며 병원 이송을 거부했다.

김 원내대표의 천막이 마련된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 9일 오후 3시49분쯤 구급차가 도착했다. 윤재옥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무리하면 안 된다”면서 입원을 권유했지만 김 원내대표는 “안 돼요. 안 돼”라며 거절했다. 자신을 옮기려는 구급요원을 향해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결국 구급요원은 누워있는 김 원내대표의 혈압과 심전도를 측정한 뒤 물러났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의 설득에도 김 원내대표는 “그냥 가라고 해. 내일까지 기다린다고 해”라면서 재차 거부 의사를 전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천막을 나와 “김 원내대표는 내일까지 기다리면서 특검수용을 기다릴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결단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7일째 단식 농성중인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서 장제원 수석대변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오전 국회 소속 박상선 의무실장은 김 원내대표를 진료한 뒤 기자들과 만나 “심실성 부정맥이 올 수도 있다. (단식중단) 시기를 놓치면 연세도 있고 혈압도 있어서 아주 고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원 응급실에 가서 피검사, 산소포화도, 심전도를 해보고 전해질 장애가 있는지도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 수석대변인은 이후 논평을 내고 “상황이 이토록 심각한데도 청와대는 여당을 앞세워 이중플레이를 계속하고 있다”며 “최소한의 정치적 도의를 안다면 협치의 제1당사자인 김 원내대표를 찾아와 조건 없는 특검 수용 입장을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3일 불법 프로그램 ‘매크로’를 활용해 댓글을 조작한 혐의를 받는 김모(49,닉네임 드루킹)씨의 특검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5일 한 30대 남성으로부터 폭행당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수액까지 거부하며 농성을 강행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