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7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온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9일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특검이 관철되지 않는다면 단식을 계속하겠다”며 병원 이송을 거부했다.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하루 종일 천막 농성장에 누워있다시피 했다. 김 원내대표를 진찰한 국회 의무실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가 급격한 혈압 저하와 저혈당, 맥박 불안정으로 건강 상태가 심각하다”며 “단식을 즉각 중단하고 병원에 입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단식 여파로 체온이 37.5도까지 올라가고 구토 증세를 보였다. 김무성 의원 등 한국당 중진 의원들은 입원을 권유했지만 김 원내대표는 거부했다. 김 원내대표는 장제원 수석대변인을 통해 “10일까지 여권의 특검 수용을 기다릴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결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야는 협상 일정조차 잡지 못한 채 책임 공방을 벌였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애초 드루킹 사건은 특검할 감(거리)도 아닌 사건”이라며 “야당이 청개구리식 협상으로 여당을 탓하며 몽니만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야3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차기 원내 지도부에 협상을 떠넘기려 하는 무책임한 자세로 협상에 빗장을 걸고 있다”며 “떳떳하다면 특검다운 특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철야농성을 이어온 바른미래당은 농성 대신 드루킹 특검 촉구 대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종선 김성훈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