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가 발생하자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발 빠른 대처로 큰 피해를 막은 집배원이 있어 화제다.
경남 사천곤양 우체국에 근무하는 집배원 오성두(46)씨는 지난 4일 오전 11시45분쯤 사천시 곤양면 추천리 일대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우편물을 배달하던 중 한 주택 뒷마당에서 불길이 치솟는 것을 목격했다.
오씨는 즉시 119에 신고하고 "불이야~"라고 소리를 지르며 화재현장으로 오토바이를 몰았다.
현장에 도착한 오씨는 주택 마당에 있던 양동이로 물을 퍼 날라 불을 끄기 시작했다.
119가 사고현장에 도착하기까지 5분여 동안 혼자서 양동이를 이용해 10여 차례 물을 끼얹은 오씨의 용기 있는 행동 덕분에 불길은 더 이상 번지지 않았다.
이날 불은 집주인 A씨가 고사리를 삶기 위해 아궁이에 불을 지펴 놓고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일어났다.
올해로 22년째 집배원으로 일하고 있는 오씨는 마을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06년에는 사천시 곤양면 맥사마을에서 우편물을 배달하던 중 사망한 독거노인의 시신을 발견해 신고를 하기도 했다.
오씨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불길이 마당 앞쪽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혼자서는 진화가 어렵다고 판단해 119에 즉시 신고를 했다”며 “119가 도착하기 전까지 불길이 더 이상 번지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물을 양동이로 퍼 날랐다”고 말했다.
이어 “오랫동안 집배업무를 했다. 마을 주민들은 나에게 가족과 같다”며 “큰 불로 번지지 않아 다행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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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