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외국에 나가면서 이번에 처음으로 전용기를 탔다. 특히 북한 최고지도자들은 과거 중국을 방문할 때 꼭 전용 열차를 이용했지만 이번 다롄행은 하늘길을 택했다.
김 위원장은 고소공포증 때문에 전용열차를 선호했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평소 지방시찰 등에 전용기를 애용했다. 2016년 2월 ‘광명성 4호’ 발사 때나 2014∼2015년 공군 지휘관들의 전투비행술 경기대회를 참관할 때도 전용기인 ‘참매 1호’를 탔다.
하지만 지난 3월 베이징 방문 때는 전용기 대신 열차를 탔다. 북한 최고지도자로서의 상징성을 의식한 것으로 보였다. 북한 최고지도자는 그동안 중국을 오갈 때 극도의 보안을 위해 왕복 이틀이 걸리는 전용 열차를 이용했다. 3월 말 극비리에 진행된 김 위원장의 베이징 방문 때도 마찬가지였다. 때문에 북·중 교류가 여전한 비밀주의에 머물고 있단 지적이 나왔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이번엔 전용기로 방중한 가장 큰 이유로 ①정상국가 이미지 구축을 꼽는다.
아울러 북한발 항공기에 대한 화물 수색 등 대북 제재가 여전한 상황에서 ②북-중 밀착을 과시하는 거라는 해석도 있다.
또 다른 이유는 ‘편의성’이다. 전용기 탑승은 이동 시간을 단축하고 경호와 의전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따라서 ③김 위원장의 실용주의적 성격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7∼8일 김 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정상회담을 비롯해 환영 연회, 해변 산책, 오찬 자리를 가졌다. 3월 말 만남이 관계 복원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면 이번 방문은 ‘북·중 혈맹’을 대내외에 과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