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철’ 대신 ‘3실장’ 주도… ‘文정부 1년’ 이끈 사람들

입력 2018-05-09 06:27

촛불시위와 대통령 탄핵으로 탄생한 문재인정부가 10일 출범 1년을 맞는다. 문재인정부를 이끄는 핵심 세력들도 대략적인 윤곽이 드러났다.

대선 기간에는 ‘3철’(전해철·이호철·양정철)이 주목받았지만 정부 출범 이후에는 청와대 ‘3실장’이 권력의 핵심 포스트를 장악했다. 임종석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은 문재인정부를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다. 대선 예비캠프에 전격 영입된 임 실장은 국정 운영의 2인자로서 전 분야를 총괄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여러 차례 “나는 임 실장의 판단을 전적으로 신뢰한다”며 믿음을 보여 왔다. 정 실장은 북핵 문제의 극적인 전환점을 만들어낸 주인공이다. 정부의 외교안보정책 총책임자로서 까마득한 외교부 후배들과 함께 전면에서 뛰고 있다.

장 실장은 소득주도·혁신성장을 중심으로 하는 ‘제이노믹스’를 총괄한다. 문 대통령이 취임 직후 측근을 보내 삼고초려 끝에 임명했다. 청와대의 금융 개혁에 대한 금융권의 집단 반발로 여러 마타도어에 시달렸지만 대통령의 신뢰는 여전하다는 평가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8일 “3실장은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의 신뢰를 가장 많이 받는 인사들”이라고 했다.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2012년 대선 때부터 문 대통령을 지원한 싱크탱크 중 한 명이다. 부동산·교육·환경 등 사회 정책을 모두 책임지고 있다. 문재인정부 청와대의 ‘설계’도 담당한 핵심 참모다.

문재인정부는 김 수석을 비롯한 ‘친문(친문재인)’ 그룹과 장 실장 등 참여연대 출신을 중심으로 한 시민사회 세력이 정부 구성의 양대 축이다. 문재인정부의 숙원 중 하나인 경제 개혁을 위해 전격 발탁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참여연대 출신이다. 김 위원장은 재벌 개혁을 시작으로 프랜차이즈와 경제 분야 전반의 ‘갑질 문화’ 개혁 등에 힘을 쏟고 있다.

정부 출범 1년이 지났지만 각 부처 장관들은 대부분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부처별 적폐청산에 대한 부담감, 이명박·박근혜정부 당시 경직된 부처 분위기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1년 간 부처는 존재감을 잃었고 청와대가 전면에서 만기친람으로 국정을 주도했다는 평가도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공직 기강을 일신하고 규율을 다잡는 ‘군기반장’ 역할을 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자리 문제 등 경제 정책을 책임지는 경제 수장이다. 장 실장이 이론가라면 김 부총리는 김영삼·노무현·이명박정부 청와대에서 활약한 정통 관료로, 공직사회에 대한 이해가 깊고 실무 경험이 많다. 남북 관계가 정상화되고 경협이 재개되면 김 부총리가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