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 안 올라온다” 집단 패혈증 환자 일부 중환자실 行

입력 2018-05-09 06:20
게티이미지뱅크

서울 강남 한 피부과에서 프로포폴 투약 후 시술을 받았다가 집단 패혈증 증세를 보인 환자 중 일부가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경찰과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피부과에서 프로포폴 주사 후 시술을 받고 패혈증 증세를 보인 환자 20명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중 일부는 저혈압으로 중환자실에 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이 피부과에서 피부 리프팅 레이저, 홍조 치료 등 시술을 받은 환자 21명 가운데 1명을 제외한 전원이 패혈증 증세를 보였다. 대부분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으로 여성이 19명, 남성이 1명이다. 퇴원한 사람은 1명뿐이다.

패혈증은 인체에 침입한 세균에 혈액이 감염되면서 면역체계 과잉반응을 불러와 발생한다. 염증이 폭발하는 전신성 염증반응 증후군으로 저혈압 증상까지 동반한다.

경찰과 보건당국은 정확한 감염 경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병원 주사실에서 프로포폴이 담긴 주사기와 봉인이 뜯긴 프로포폴 앰풀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포폴은 상온에서 세균 증식이 빨라 오염될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프로포폴 사용 일시와 투약 용량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의약품 관리대장을 수거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피해자들은 피부과 관계자로부터 “프로포폴 변질이 의심된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부과 원장 박모(43)씨와 간호조무사 4명, 피부관리사 5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집단 패혈증 증세가 나타난 해당 피부과는 최근 3년 이내에 강남구 보건소가 실시한 현장점검을 받았지만 “문제 없다”는 결과를 받았었다.

당시 보건소 직원들은 직접 병원을 찾아 프로포폴 등의 의약품 관리대장과 진료기록부를 비교해 의약품 사용기한, 재고량, 실제 사용량 등을 확인했고,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 해당 피부과는 의료기관이 스스로 의료법을 준수했는지 등에 관한 점검표를 작성하는 자율점검에도 참여해 통과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