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주사제 60시간 상온 방치”…강남 피부과 집단 패혈증 원인 가능성

입력 2018-05-09 04:30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에서 프로포폴 주사를 맞고 미용시술을 받은 환자 20명이 집단으로 패혈증 증상을 보이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 과학수사대가 조사에 나섰다.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사고 발생 피부과 앞에는 과학수사대 차량이 주차돼 있다. 뉴시스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에서 패혈증 의심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사건의 원인이 프로포폴 주사제의 장기 상온 방치에 따른 변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8일 “참고인 조사에서 4일부터 (시술 당일인) 7일까지 프로포폴 주사제를 60여 시간 상온에 방치했다는 진술이 나왔다”고 밝혔다.

경찰은 앞서 이날 오후 6시쯤 해당 피부과 원장과 간호사 등 병원 관련자 10명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는 밤 10시30분쯤 종료됐다. 경찰은 병원 관계자들을 상대로 시술 과정과 프로포폴 관리, 주사 등의 관리 과정에서 업무상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를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A피부과에서 7일 낮 12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피부 리프팅 레이저·울세라·홍조 치료 등을 시술 받은 환자 20명이 패혈증 증세를 보이며 고통을 호소했다. 환자들은 A피부과에서 프로포폴 주사를 맞은 뒤 시술을 받았던 20대와 30대 여성 19명과 남성 1명이다.

이들은 현재 서울 시내 6개 병원 중환자실에서 혈액 배양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사고 발생 피부과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뉴시스

경찰과 보건당국은 오전 11시쯤부터 해당 병원에 대한 합동 감식을 진행하면서 프로포폴 변질 여부 등을 파악했다. 감식반은 질병관리본부 5명, 서울시 4명, 강남보건소 2명, 식품의약품안전처 소속 2명, 경찰 21명 등 모두 34명 규모로 꾸려졌다. 경찰은 7일 오후 8시쯤 환자 3명이 병원으로 옮겨지면서 걸려온 112 신고를 접수한 뒤 해당 병원에 대한 1차 감식을 진행했다.

패혈증은 세균이나 미생물에 감염돼 전신에 심각한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상태를 가리킨다. 이에 따라 체온이 38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발열 증상이 나타나거나 36도 이하로 내려가는 저체온증 등의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치료를 위해서는 패혈증의 원인이 되는 장기의 감염치료가 중요하다. 해당 부위를 찾은 후 항생제를 사용해 감염증상을 치료해야만 하지만 혈액체취를 통한 검사가 필요해 환자의 상황이 위급하다면 어려움이 따른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