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발에 담은 초콜릿 대접 받아… 이스라엘 ‘외교결례’ 논란

입력 2018-05-08 13:33
사진=세게브 모셰 인스타그램

예루살렘을 방문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와의 정상 만찬에서 대접받은 ‘신발 디저트’가 논란이 됐다고 일본 지지통신과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이 7일 보도했다. ‘신발’을 식탁에 올리는 것이 결례인 일본의 문화를 고려치 않았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간) 예루살렘의 총리 관저에서 열린 양국 정상 부부 만찬에 남자 구두 모양을 한 식기에 담긴 초콜릿이 디저트로 나왔다. 이스라엘의 유명 셰프인 세게브 모셰가 준비한 메뉴였다.

하지만 메뉴가 공개되면서 이스라엘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스라엘의 한 고위급 외교관은 예루살렘포스트에 “멍청하고 센스 없는 결정이었다”며 “일본 문화에서 신발보다 더 경멸적인 물건은 없다. 일본인들은 신발을 신고 집에 들어가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인에게 신발 디저트를 대접하는 것을 유대인에게 돼지 모양 접시에 담은 초콜릿을 대접하는 것에 비유했다.

한 일본 외교관도 “신발을 식탁에 올리는 문화는 어느 나라에도 없다”며 “디저트로 유머를 주려 했다면 우리는 전혀 재미있지 않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스라엘 일간 예디오트 아하로노트는 일본 외교관과 이스라엘 외무부 관리, 과거 일본에서 근무한 이스라엘 고위 외교관들 역시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논란이 일자 이스라엘 외무부는 “우리는 일본 총리에 최고의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 해명했다. 요리를 담당한 셰프도 6일 인스타그램에 디저트 사진을 올리며 이 식기는 진짜 신발이 아닌 철제로 만든 신발 모양의 식기라고 밝혔다. 모셰의 홍보 에이전시는 “이 구두 모양 용기는 고급 철제로 정교하게 만들어졌다. 세계적인 생활용품 디자이너 톰 딕슨의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