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청와대로 어린이 200여 명을 초청했다. 섬마을과 산골 외딴 마을 어린이 164명, 접경 지역 어린이 68명 등이었다. 어린이들은 전통의장대 호위를 받으며 청와대에 들어가 의장군악대 시범 행사 등을 관람하고 대통령 내외와 함께 ‘명랑운동회’를 했다.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된 청와대 어린이날 행사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꾸며졌지만 딱 하나 빠진 게 있었다. 어떤 자리든 ‘청와대 행사’에 예외 없이 포함되는 ‘대통령 연설’이 생략됐다. 어린이날 행사를 준비한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은 SNS에 문재인 대통령이 어린이날 연설을 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탁 행정관은 7일 “어린이날 행사를 준비하는데 대통령께서 어떤 형태이든 ‘말씀’ 순서는 빼라고 하셨다”며 “이유를 몰랐는데 역대 대통령의 어린이날 행사를 살펴보니 다들 아이들 앞에서 이런저런 연설을 하셨더라”고 했다. 이어 “물론 좋은 말, 새길만한 말들이었지만 아이들 입장에선 그렇게 재미있는 시간은 아니었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그 시간에 아이들과 뛰어놀거나 노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청와대에서 아이들을 맞이한 전통의장대는 국빈 방문 공식환영식을 재연했다. 군악대는 어린이들을 위해 딱딱한 음악 대신 동요 ‘상어가족’을 연주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이후 청와대 대정원으로 내려가는 아이들과 모두 악수를 하는 등 인사를 나눴다. 이때는 아이돌 그룹 워너원의 인기곡 ‘나야 나’가 연주됐다. 아이들은 문 대통령 내외와 함께 대정원에서 의장군악대 시범행사를 관람했다.
2부 행사는 청와대 녹지원에서 진행된 명랑운동회였다. 방송인 김신영씨와 놀이체육지도사 배은한씨가 사회를 맡았다. 문 대통령은 청팀, 김정숙 여사는 홍팀으로 나뉘어 ‘박 터뜨리기’ 승부를 벌였다. 문 대통령은 김 여사가 콩주머니를 열심히 던지는 모습을 웃으며 바라보다가 제한시간이 거의 다 돼가자 콩주머니 세 개를 한꺼번에 던지는 등 분투했다. 하지만 빨간 박이 먼저 열려 김 여사 팀에 패했다.
문 대통령은 경기가 끝난 후 한 여자 어린이가 눈물을 흘리자 안아주며 달래기도 했다. 초청된 어린이들에게는 청와대 카드지갑과 머그컵, 평창동계올림픽 기념세트와 어린이날 홍보대사 도깨비 캐릭터 ‘신비’ 인형, 로봇트레인 캐릭터 부채 등이 선물로 건네졌다.
☞
☞
☞
☞
☞
☞
☞
박재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