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파도처럼, 때로는 숲처럼… 지하철역 환풍구의 변신

입력 2018-05-07 16:04

지하철역 환풍구의 변신이 시작된다.

서울 서초구는 강남역 9·10번 출구 사이에 위치한 대형 지하철 환풍구와 냉각탑 주변에 ‘서초 바람의 언덕’을 조성한다고 7일 밝혔다.

‘바람의 언덕’ 핵심 구조물은 환풍구 상부에 설치되는 15m 높이의 사각형 윈드타워다. 이 타워의 벽면은 직사각형 모양의 움직이는 모빌 조각들로 채워진다. 이 때문에 환풍구나 상공에서 바람이 불면 수많은 모빌들이 파도가 치는 것처럼 일렁거린다.

윈드타워는 미세먼지 농도를 알려주는 역할도 한다. 파랑(좋음), 초록(보통), 노랑(나쁨), 빨강(매우 나쁨) 등 4가지 색상의 조명으로 미세먼지 상태를 표시할 예정이다. 환풍구와 그 주변의 냉각탑은 약 4.5m 높이의 알루미늄 재질 칸막이로 가린다. 칸막이는 구멍이 뚫린 타공판으로 만들어져 야간에는 조명에 따라 나무와 숲이 우거진 듯한 풍경을 연출한다.

바람의 언덕이 조성되는 곳은 강남대로와 테헤란로가 교차하는 지역으로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다. 서초구는 이 지역에 바람의 언덕과 연계해 소규모 공연장, 계단형 스탠드, 녹지언덕 등 친환경 휴식공간도 함께 마련한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주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구조물을 없애지 않고 활용하는 방안을 오랫동안 고민해왔다”며 “예술적 디자인을 통해 도시미관 개선은 물론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